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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산에 열광하는 中소비자…韓기업 대응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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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 산동성에서 개최된 ‘2015 지난 한국상품전’에서 중국 바이어들이 국내 기업 전시부스를 돌아보고 있다.<자료사진=KOTRA>

지난해 중국 산동성에서 개최된 ‘2015 지난 한국상품전’에서 중국 바이어들이 국내 기업 전시부스를 돌아보고 있다.<자료사진=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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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일본 기저귀 메이커인 A사는 중국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고 기저귀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중국 소비자들이 더 높은 가격을 부담하면서 일본으로부터 같은 기업의 제품을 직구매하는 상황이 출현해 곤욕스러운 입장에 봉착했다.

중국에 진출한 유럽의 유명 도자기업체인 B사는 중국에서 외국산 도자기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점을 착안해 탄력적인 마케팅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회사는 우선 제품시리즈를 다양하게 구성해 중국 판매용 제품과 유럽 판매용 제품을 구분하해 출시하고 있다.
중국 판매용이라 할지라도 제품시리즈에 따라 고가제품은 유럽에서 생산해 고급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일반제품은 중국 현지에서 직접 생산함으로써 적절한 가격에 양호한 품질의 제품을 공급해 다양한 수요층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이원화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외국산에 대한 선호현상이 확대되면서 중국내 최고 지도자들이 나설 정도로 제품 품질에 대한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2015년 12월에 중국 리커창 총리는 중국이 세계 볼펜 시장의 대부분을 점령하고 있지만 볼펜심 끝의 볼은 수입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면서 기술혁신의 필요성을 제기한바 있다. 중국에는 3000개가 넘는 볼펜 회사들이 매년 380억 개의 볼펜을 생산해 세계 수요의 80%를 공급하고 있지만 볼펜심 끝의 볼은 수요량의 90%(연간 2억 달러 상당)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발전연구센터 산하 연구소 리줘쥔 부소장은 현재 중국은 지식재산권 보호 미흡으로 일부 기업들은 혁신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망설이고, 국영기업들은 독과점 경영으로 혁신동기가 부족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3일 무역협회 북경지부가 작성한 '중국의 공급측 개혁과 대중국 내수시장 마케팅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의 뜨거운 해외구매 열기는 중국산 제품의 품질에 주
로 기인한다.

2015년에 중국 인민일보는 중국 관광객들이 일본에서 주로 구입하는 제품은 헤어드라이어, 전기밥솥, 주방용 칼, 보온컵, 비데, 전동치솔 등이라고 언급하면서 이러한 소비재를 구매하는 계층은 소수의 부유층이 아니라 일반 중산층이라고 설명한다.

중국에서 자체 생산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입 의존도를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제품이 영유아용 분유다. 중국해관통계에 따르면 2015년에 중국의 영유아용 분유 수입은 17만6000t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45.0% 증가했다. 중국 내 영유아용 분유의 연간 생산량은 70만t으로 추정된다.

2008년의 멜라민 분유 파동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자국 유제품에 대한 불신이 커져 다수의 중국 부모들은 성분이나 가격의 적정성을 따지지 않고 자녀를 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수입산 분유를 맹목적으로 선호하고 있다.

중국제품이 품질면에서 중국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는 핵심기술 미보유, 품질관리시스템 미비, 디자인 완성도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산 품질저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자국산 제품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이는 유명 브랜드의 중국내 생산제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공급측 개혁(供給側改革)'과 관련된 정책을 통해 소비자들의 자국산 제품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 소비자의 외국산 선호경향에도 불구하고 한국기업의 대중국 내수 마케팅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국내 수입시장 점유율이 두자리수(2015년 10.4%)에 진입해 1위로 올라섰지만 중국에서 제조 후에 다시 수출되는 가공무역 비중이 여전이 50%에 맴돌아 실질적인 내수 마케팅은 경쟁국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적극적인 활용과 함께 '공급측 개혁'을 야기할 정도로 강한 중국 소비자의 외국산 선호경향을 파고드는 내수 중심형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가 제안한 전략에 따르면 우선 현지에서 재가공을 거치지 않고 해외에서 포장까지 완료한 후에 수입 판매되는 제품을 의미하는 '위엔장진코우'라는 표시가 필요하다.

비록 중국에서 생산했더라도 한국 등 외국으로부터 원료를 수입해 중국 현지에서 생산(가공 및 조립)한 경우에는 원료가 외국산(한국산)임을 포장에 표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만약 중국에 현지 공장이 있다면 수출제품과 현지 생산제품을 차별화해 같은 브랜드의 동일 모델이 중국 현지 생산과 함께 수출(한국산)을 통해 중국시장에 상륙하는 현상을 최소화해야 한다. 중국 시장에서의 생산비중이 높고 원료와 품질면에서 수출제품과 차이가 크다면 중국산에 대해 별도의 브랜드를 고안하여 고가는 수입품으로, 중저가는 현지 생산품으로 기획하는 것도 마케팅 면에서 낫다.

포장에 인쇄된 한글표기가 크게 잘 보이도록 하여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 수입산임을 믿고 구입할 수 있도록 포장디자인에서도 신경을 써야 한다.

최용민 북경지부장은 "중국 소비자들이 더 이상 단순히 '사용 가능한(能用)'제품을 선택하는 것이라 아니라 '잘 사용할 수(好用)'있으면서 '오래 사용할 수(耐用)'있고 '즐길 수(享受)'있는 제품을 원하면서 외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외국산임을 부각시킬 수 있는 포장디자인 개선이나 브랜드 차별화 등은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필수요소"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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