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 "베트남산 철근, 그룹 내부서만 쓸 것"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4일 자사 베트남공장에서 국내로 수입한 철근을 외부에 판매하지 않고 내부에서만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권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 빌딩으로 출근하면서 기자와 만나 "(베트남공장 철근)우리 내부에서만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산 철근을 수입하더라도 포스코 공장과 포스코건설 건축 자재용 등 그룹 내 수요로만 사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포스코가 지난해 말 베트남 법인(POSCO SS-VINA)의 철근을 국내로 들여와 판매하려는 움직임에 중소 철강사들이 '대기업이 동네상권까지 장악하려 한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등 논란이 일자 국내 판매를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지난해 초 베트남에 6억달러(약 7200억원)를 투자해 연산 100만t 규모의 전기로 공장을 준공하고 가공에 들어갔다. 베트남 철강 시장 개척과 동남아 시장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현지 부동산 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 철강재에 밀려 판매가 부진하자, 지난해 말부터 철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국내로 들여와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후 포스코는 베트남산 철근을 연간 10만t 정도 수입하기로 결정하고,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3200t, 4700t 정도를 시범적으로 수입했다. 지난해 말엔 판매 계열사인 포스코P&S 등을 통해 국내 건설사 자재구매 담당자들과 자사 베트남산 철근과 H형강의 구매 의향을 타진하기도 했다.
포스코의 이 같은 움직임에 철강업계는 크게 반발했다. 중국 제품이 대거 수입돼 업계 전체가 악전고투하고 있는 상황에 포스코가 해외 생산 제품을 국내로 들여와 판매하려 하자 업계 '맏형'격인 포스코가 이를 거스르는 행동을 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철근은 중소 제강사들이 주로 취급해온 제품이어서 '포스코가 골목상권까지 넘본다'는 논란도 일었다.
권 회장이 베트남산 철근을 그룹 내부에서만 소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만큼 이 같은 논란은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이후 베트남산 철근을 들여오지 않고 있다"며 "(철근)필요할 경우 계열사인 포스코P&S 등을 통해 일부만 들여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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