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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은행가에게 맡기니 이꼴이"…하나고 의혹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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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시의회 개최 청문회에서 '복마전'식 의혹 쏟아져...설립 특혜·입시조작·성추행 및 학교 폭력 은폐 등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하나은행이 2010년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개교한 서울시 첫 자립형 사립학교 '하나고등학교'가 온갖 파행 운영ㆍ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고위층 자제의 학교 폭력 은폐, 남학생 수를 늘리기 위한 입시 조작, 공식 절차를 밟지 않은 채용, 설립 인허가 과정의 특혜 의혹 등이 폭로됐다.

26일 서울시의회에서 '하나고 특혜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위원회가' 진행한 행정사무감사에선 이같은 문제점이 줄줄이 지적됐다. 시의회는 하나고 설립 당시 부지 임대차 계약, 신청에서 고시까지 단 하루가 소요된 자사고 전환과정, 부지 임대차 계약 체결내용, 학생 모집, 장학금 지급, 기간제 교사 채용 과정 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날 진상 규명을 위해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전경원 하나고 교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고위인사 아들이 학교폭력 사건을 일으켰으나 학교 측이 공식 조사ㆍ처벌하지 않고 사건을 덮었다고 폭로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도 열지 않고 학생을 전학시켰다는 것이다.

전 교사에 따르면 2011년에 열린 교직원 회의에서 교사 2명이 "학생들의 피해진술서가 있는데 왜 학폭위를 열지 않느냐"고 이의제기를 했다. 이 전 대통령 최측근 인사로 꼽혔던 모씨의 자녀가 1년여간 4~5명의 학생을 상습적으로 괴롭혔고, 이를 파악한 교사들은 피해 학생들의 진술서를 받았다.

한 피해 학생은 당시 진술서에서 "(가해 학생이) 작년 3~4월부터 이유없이 팔과 가슴을 수차례 때렸고 복싱ㆍ헬스를 배운 후 연습을 한다며 침대에 눕혀서 밟았다"면서 "휴대폰을 거의 매일 마음대로 빼앗아가 게임 등 오락에 사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다른 학생도 "○○와 나를 같이 불러서 어떨 때는 나보고 ○○를 때리라고 해서 때리지 않으면 나를 때렸다"고 적었다.
이런 상황이면 규정상 해당 학교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열어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하나고는 학폭위 개최는 커녕 교사들이 이의를 제기하자 가해 학생을 조용히 전학 보내는 것으로 사태를 마무리 지었다.

전 교사는 일부 언론에 "이사장은 처벌이 능사냐고 했다"며 "원래 가해학생 측에서 해당 학년은 마치게 해달라고 했지만 여러 교사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서둘러 전학을 보낸 것으로 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이태준 하나고 교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사실이 아니다. 위증이다"라고 부인했다.

전 교사는 이와 함께 채용 절차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학교 측이 올해 3명의 교사를 이사장 면접으로 채용했는데, 보통 공고를 내고 서류 심사, 시강과 면접을 거치는 통상적 공개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날 조사에서 하나고 측이 남학생 수를 늘이고 여학생 수를 줄이기 위해 입학 성적을 조작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보정 점수 등을 주는 방식으로 입학 전형 응시자 점수를 조정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정철화 하나고 교감도 "교육청 감사에서 입학생 남녀 비율 조정에 대한 지적이 있었지만 기숙사 수용에 대한 공감대가 있어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고 사실 관계를 시인했다.

한편 시의회는 27일에도 김정태 하나금융지주회장 등 관계자들을 출석시킨 채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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