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질개선포럼]"전기차 버스전용차선 진입·혼잡통행료 확대 해야"(종합)
15일 아시아경제신문-서울시-맑은하늘만들기시민운동본부 주최 '2015 서울 대기질 개선 포럼'서 제기돼...삶의 질·건강 직결돼 예상 뛰어넘는 400여명 몰려...전문가들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 정책 강화·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보급 확대가 대안" 지적
[아시아경제 김봉수 유제훈 원다라 정현진 기자]'맑은 하늘'은 현대 사회에서 시민 삶의 질을 보장하고 도시 경쟁력을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특히 서울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중국발 황사ㆍ국내 자동차 배기물질 증가 등 대기 환경이 건강과 삶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시민들의 대기오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서울시ㆍ아시아경제신문ㆍ맑은하늘서울만들기 시민운동본부가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공동 주최한 '2015 서울 대기질 포럼'에서는 예상 인원을 훨씬 뛰어넘는 400여명의 학생ㆍ시민ㆍ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등 많은 관심 속에 열띤 강연과 토론이 이어졌다. 회의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로 인해 급히 준비한 간이 의자까지 동나 일부는 바닥에 앉아서 토론ㆍ강연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서울시의 대기오염이 10여년 전 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심각하며, 이로 인해 시민들의 건강에 심각한 해를 끼치고 있는 현실이 공유됐다. 서울의 대기오염을 보다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선 보다 강력한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 정책과 자동차 수요 억제 정책ㆍ체계적인 전기차 보급 전략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 각종 질병ㆍ생산성 저하 낳는 대기오염=이날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대기오염물질이 인체와 사회에 미치는 해악에 대해 경고했다. 대기오염물질의 대표격인 미세ㆍ초미세먼지의 경우 호흡기 질환부터 심근경색ㆍ뇌졸중ㆍ폐암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까지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ㆍ인천ㆍ경기지역 호흡기ㆍ폐렴 질환 연간발생률은 7만1866건에 달한다.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만만찮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인체피해, 노동ㆍ농어업 생산성 감소, 지구온난화 피해비용까지 합산하면 연간 초래되는 사회적 비용은 32조~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실정이다. 동종인 맑은하늘만들기운동 시민운동본부 위원장(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 교수)은 "대기오염이 시민건강에 끼치는 악영향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맑은 하늘 만들기' 대열에 동참하는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서울 하늘, 아직은 안심 못해 = 이전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는 서울의 대기환경도 아직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이날 정흥순 서울시 대기관리과장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초미세먼지,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아황산가스 등 대기 오염 물질 농도를 측정한 결과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초미세먼지(PM2.5)의 경우 1월부터 5월까지 평균 25.5㎍/㎥를 기록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3.3㎍/㎥ 줄어들어 관측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PM10)도 황사 관측일을 제외한 평균 농도가 전년대비 8㎍/㎥ 감소해 역시 관측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황사관측일을 포함해도 전년대비 1㎍/㎥ 감소했다. 이산화질소(NO2)도 전년 대비 0.002ppm 줄었고, 아황산가스나 일산화탄소도 환경 기준의 3분의1 이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서울 하늘의 대기오염 물질 농도는 LAㆍ뉴욕 등 선진도시 비해서는 1.7배 정도 좋지 못한 상황이다. 초미세먼지의 경우 서울은 평균 24㎍/㎥으로 LA(18㎍/㎥), 뉴욕(14㎍/㎥)에 비해 1.2~1.7배 더 많고, 질소산화물도 서울은 33ppb로 동경(20ppb), 뉴욕(22ppb) 등에 비해 1.9~1.9배 수준이었다. 이같은 서울 대기오염 물질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건설기계 등 교통 분야(52%)였다. 이어 난방발전(27%)ㆍ비산먼지(12%)ㆍ기타(9%)가 뒤를 이었다.
▲혼잡통행료제 확대ㆍ전기차 버스전용차로 진입 허용 필요 = 이 때문에 포럼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정책과 전기차 보급 확대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국 한국교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속가능한 대기환경을 만들기 위해선 도시의 차량 통행량을 줄이는 방향으로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며 "현재 신촌 1곳 뿐인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시내 곳곳에 추가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전기차 소유주들에게 중앙버스전용차로 이용을 허가하는 등 운행상의 강력한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또 "평범한 운전자도 급출발ㆍ급정지ㆍ급가속을 하지 않는 친환경 에코드라이브 방법을 숙지하면 연료 소모량을 10~20% 줄일 수 있다"며 "서울시민 1000만명이 다 합치면 엄청난 양이다. 자빌적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 대기질 개선 정책에 따끔한 회초리를 가하는 지적도 있었다. 송상석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은 "서울시가 혼잡통행료 징수ㆍ노후 경유 차량 운행 제한 등 자동차 배기물질 감소를 위한 정책을 펴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동차 운행 제한과 자전거ㆍ보행자 위주의 도로 환경 조성 등 강력한 자동차 수요 억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간 전기차 등에 비해 다소 소외돼 왔던 보행ㆍ자전거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만정 녹색자전거봉사단연합회 대표는 "차 없는 거리 사업을 10년째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민들의 대기환경 개선 실천은 미약하다"라며 "1000만 시민들의 인식이 부족한 측면도 있지만, 시의 정책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점은 곱씹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희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은 "아직까지 우리가 일상에서 걸어야 하는 '보행로'에 대해서는 관심이 미약한 수준"이라며 "서울이 정말 걷고 싶고, 걸을 수 있는 도시가 되려면 시와 시민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 참가 시민들은 대기오염 문제의 심각성과 해결방안을 깨달을 수 있는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강연 내내 강연내용을 노트에 일일이 적고 있던 대학생 박모(26ㆍ여)씨는 "포럼을 통해 대기오염의 현실과 학교에서 배운 이론 사이의 차이를 메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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