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기업·샤오미 등과 경쟁…신흥시장 공략 시험대 올라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삼성전자 의 타이젠폰이 중저가 스마트폰 경쟁력에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100달러 안팎의 가격을 내세워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중국폰과 한판 승부를 벌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타이젠 운영체제를 적용한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해 왔다. 당초에는 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4(MWC 2014)에서 첫 번째 타이젠폰이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무산됐고 지난 6월 미국에서 개최된 타이젠 개발자 회의에서 타이젠폰 '삼성Z'를 선보이며 3분기 러시아 출시를 계획했으나 무기한 연기된 바 있다.
계속되는 출시 연기의 원인으로는 안드로이드 OS로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에서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구글과의 관계 등이 지목됐다. 또 다른 이유로는 '타이젠 생태계'가 거론된다. '내 손 안의 비서'로 거듭나 날이 갈수록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스마트폰에 있어 다양화된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는 필수다. 이에 따라 구글 안드로이드나 애플 iOS에 비해 빈약한 타이젠 생태계에 대한 우려가 컸다.
삼성전자는 올 초 타이젠으로 구동되는 스마트시계 '기어2'를 선보인 후 최근 자체 통화기능이 탑재된 '기어S'를 출시했다. 이들을 위한 기어 앱은 지난 8월 이미 1000개를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에서의 타이젠 스마트폰 출시를 계기로 타이젠은 신흥시장을 공략할 저가 스마트폰 구동 OS로의 역할을 본격적으로 수행할 것"이라며 "구글 안드로이드 원 역시 초저가 전략을 쓰지만 삼성이 인도에서 그간 다져놓은 온·오프라인 유통망 등이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밖에도 내년 A시리즈와 같은 중저가폰을 전략폰으로 내세워 적극적으로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에서 첫선을 보이는 갤럭시 A5는 2599위안(약 46만9000원)의 가격으로 연말 시장 공략을 시작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타이젠폰으로 중국폰을, 갤럭시폰으로 아이폰을 상대하는 투트랙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보인다"며 "타이젠폰의 생태계가 자리잡고 있어 중국폰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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