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규모 자사주 취득, 제일기획 지분도 취득해 지분율 12.6%로 늘려
삼성전자는 자사주 취득은 주주가치 재고, 제일기획 지분 취득은 삼성전자의 마케팅 역량 확대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삼성전자가 마침내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해 시동을 건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종전 보통주 기준 11.1%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자사주 취득을 마치고 나면 보통주는 12.2%, 우선주는 14.1%까지 지분 비중이 늘어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의 배경은 주주가치 재고를 위해서"라며 "3분기 IR(기업공개) 당시 주주가치 재고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혔고 이를 실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분할 전 자사주를 매입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했는데 실제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분할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면서 "이번 자사주 매입을 통해 삼성전자가 삼성전자홀딩스를 인적 분할할 경우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30%까지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과 함께 제일기획 1150만주를 2208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시간외대량매매방식으로 진행되며 27일 장 시작 전 26일 종가인 1만9200원에 매입하게 된다. 지분 취득이 끝나면 삼성전자의 제일기획 지분율은 12.6%(1449만8725주)까지 늘어난다.
제일기획의 경우 지분 매각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실탄을 마련하는 한편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주요 광고 및 마케팅 채널을 담당하는 제일기획의 지분을 늘리며 지배력을 강화하게 됐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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