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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람을찾아서]박준, 러시아 방송계를 사로잡다…'미용 한류' 전도사(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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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박준 뷰티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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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용준 기자]미용계 '미다스의 손' 박준이 또 한 번 큰일을 해냈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최대의 미용 축제 '2014 INTER CHARM 2014'에 한국대표로 참석, 전 세계 방송국 관계자들과 미용인들 앞에서 '미용 한류'의 위대함을 뽐냈다. 당시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박준은 러시아 최고의 헤어디자이너이자 방송계 스타인 드미트리 에르소프 및 네덜란드 참가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헤어쇼와 세미나를 개최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초청이었죠. 참 많은 걸 보고 배워 왔어요. 매번 느끼는 거지만 모스크바는 고급스러운 예술의 도시죠. 헤어스타일 유행도 상당히 수준 높아요. 유럽 중에서도 특히 문화적으로 앞선 도시라고 봐요. 방송 출연도 했고, 미용 업계에 종사하는 동료들도 많이 사귀었죠. 기회가 된다면 한국으로 불러 기술 교류의 장을 열어 볼 생각입니다. 장담하건데, 그 때 그 양반들은 제 초청만 기다리고 있었어요.(웃음)"
박준과 함께 헤어쇼를 펼친 드미트리 예르소프는 모스크바 미용계의 대가다. 그는 최고위층인사들의 헤어디자이너로 일하며 체계화된 미용실과 학원 시스템을 통해 미용 교육계에서도 큰 영향력을 지닌 인물로 유명하다. 당연히 각종 방송에도 자주 출연한다. 박준은 그와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세계 트렌드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한국 미용인들의 세계화에 대한 높은 가능성을 깨달았다.

"드미트리와는 이번 행사를 통해 더욱 친해졌죠. 정말 고급스러운 스타일을 추구하는 인물입니다. 유럽의 쇼에도 자주 나오고, 특시 쇼맨십이 좋아요. 머리를 하다 춤을 추는 등 다양한 퍼포먼스에 능하죠. 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생각보다 한국에 관심이 많아서 놀랐어요. 양국 미용업계에 아직은 서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지만, 앞으로 교류가 활발해지면 한국인들의 진출도 늘어나고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겁니다."

박준(가운데) /박준 뷰티랩 제공

박준(가운데) /박준 뷰티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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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박준은 이번 기회를 그저 가능성으로만 놔두지 않을 생각이다. 그가 꿈꾸는 것은 바로 후진양성. 지속적으로 수준 높은 미용 기술을 지닌 후배들을 키워 세계 시장 속에서 한국 예술·문화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보탬이 되려 한다. 그의 독보적인 30년 업계 경력과 최근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국제 교류의 경험이 합쳐져 미용계 '미다스의 손' 박준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역할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제가 운영하는 숍의 이름은 '박준 뷰티랩'이죠. 그 의미는 결국 연구소입니다. 연구 부분을 좀 더 활성화시켜 저를 훨씬 뛰어넘는 대단한 후진을 양성하고 싶어요. 특히 비달사순 같은 미용학교는 실제 사람을 가지고 교육을 하는데, 이런 실질적인 부분을 도입하려 합니다. 한국은 아직도 마네킹을 사용하는 수준이거든요. 물론 그게 질적으로 낮다곤 할 수 없지만 설비 투자도 충분히 해서 현장감을 극대화해주고 싶죠."

박준이 필요성을 강조한 부분은 한국 고유의 교육 커리큘럼 마련이었다. 이는 아직 미용 교육 현장에서 일본 등 외국에서 수입된 교제들이 주로 쓰이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함. 한국에서 우리 것이 제격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아쉬움을 그동안 박준만 가진 것이 아닐 것이다. 쉽지 않은 도전이기에 누가 선뜻 나서기도 어려웠던 상황. 박준은 이를 위해 장기적인 계획 아래 세밀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금전적인 부분도 그렇지만, 가장 문제는 역시 시간이죠. 최고 일 년 이상으로 잡고 있어요.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걸 다 새로 창출해내야 하거든요. 하지만 가치 있는 일이라 믿어 의심치 않죠. 미용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상징적인 의미를 주고 싶어요. 물론 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현장에도 계속 남아있어야 하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니 갈수록 일이 많아져요. 가끔은 감당이 안 될 정도죠.(웃음)"

박준 /박준 뷰티랩 제공

박준 /박준 뷰티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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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은 특히 '창의력' 분야를 커리큘럼에 집어넣고 싶어 했다. '예술적 창의력이란 무엇인가' '창의력은 어떻게 학습될 수 있는가' 등의 질문은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화두였다. 사실 이런 문제는 가능과 불가능의 경계 사이에 놓인 미묘한 부분이다. 창의적인 발상이 시스템 속에 놓여 양산되는 순간 이는 더 이상 '신선하다'고 칭할 수 없기 때문. 박준의 진정성이 빛을 발하게 된 것도 바로 이 난관에 봉착하면서부터다.

"한국 사람의 손재주는 탁월하죠. 그래서 중국 등지에서 우리나라의 현재 미용 교육 시스템을 많이 수입하고 있죠. 기술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그대로 가져다가 쓰는 겁니다. 다만 이런 방식으로는 새로운 트렌드 개발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다양한 문화 속에서 새로운 걸 조합할 수 있는 사고방식을 가르치려 합니다. 실험적인 시도가 될 것 같아요. 멋지지 않나요? 제 이름 아래 교육받은 사람들이 세계무대를 누비는 광경."

박준은 스스로에 대해 정말 잘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가진 것과 없는 것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줄 알았고, 단순히 모자람을 보충하는 행위를 넘어서는 극복으로 생태적 한계와 싸우고 있었다. 환갑을 넘은 나이가 믿기질 않는 행동력, 게다가 미용계의 앞날에 대한 책임감까지. 이는 지금의 그를 있게 만든 원동력임에 틀림없다. 미용 역사에 자신의 존재를 새기고자 하는 박준,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한결같을 헤어디자이너의 이름이다.




장용준 기자 zelr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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