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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1위' 업체 수상한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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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후기 부풀리기·반복게재···취업준비생들 혼란

[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 '토익분야 1위'로 유명한 A업체의 '수상한' 마케팅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 업체는 자사의 '수강후기'가 가장 많다는 점을 공격적으로 홍보하고 있는데 사실상 '빈껍데기' 후기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경험자의 후기가 얼마나 많이 올라오는가를 학원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어, 소비자 선택권도 심각히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토익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광고 중인 A업체는 자사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학생들의 후기 글이 15만여개로, 2~5위의 후기 건수(4만1000여개)를 모두 합해도 4배 가까이 많다고 홍보하고 있다. 토익 점수를 올리기 위해 인강을 고르고 있다는 대학생 정모(23)씨는 "강의를 선택할 때 실제 강의를 들어본 학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라면 이에 솔깃할 수밖에 없다"며 "그 반응이 진짜인지 게시판에 가서 일일이 확인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후기 내용을 확인하고 강의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단 후기 건수가 많으면 신뢰하게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 업체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후기들을 살펴보면 동일한 이름의 게시자가 한 강좌에 대해 똑같은 내용의 글을 수십, 많게는 수백개씩 올린 것이 확인된다. 아이디 '박**'라는 이름의 게시자는 지난 8월26일부터 10월11일까지 100건이 넘는 후기를 올렸으며 '김**'라는 이름의 게시자는 총 250건이 넘는 후기를 올렸다. 이들 게시자의 글에는 '(시험) 일주일 전부터 왜 이렇게 긴장되는 건지ㅠㅠ' '열공열공!' 등 강의를 듣고 느낀 후기라고 보기는 어려운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 외에도 '좋아요' '잘 배웠습니다' '즐강' '○○○선생님 좋아요' 등의 제목으로 내용도 없는 글이 연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이들 몇명의 게시자는 하루에만 수십개의 후기를 올리거나 며칠 간격을 두고 꾸준히 글을 올리고 있으나 막상 게시물을 클릭해보면 대부분 아무 내용이 없다.

업계에서는 A업체가 직원을 동원해 글을 올렸거나, 수강생에게 후기를 많이 작성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식의 마케팅을 펼쳤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A업체는 이 같은 의혹은 전면 부인하고 있다. A업체 측은 게시판에 '도배(인터넷 게시판 등에 같은 글을 반복적으로 올리는 일)'가 있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으며 관리를 소홀히 한 결과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A업체 관계자는 "그 학생들이 왜 그런 일을 했는지는 우리도 알 길이 없다"며 "몇몇 학생이 도배를 했다고 해서 15만개라는 전체 글 숫자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관리 소홀 책임은 있지만 의도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후기 게시판은 실제 강의를 수강한 학생만이 글을 올릴 수 있게 돼 있다고 강조하며 '직원 동원 의혹' 또한 부인했다.

그러나 업계는 A사의 이러한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말 의도된 것이 아니라고 해도, 게시판 관리조차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게시판을 '1위'의 근거로 삼고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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