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민주화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2개 단체는 일단 대화 제의를 수용키로 했다. 애초 시위대는 렁 행정장관이 2일까지 사퇴하지 않을 경우 국경절 연휴가 끝나는 3일 정부청사 점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몇 시간 후 학생 단체들은 대화 제의를 수용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도심 점거 시위 중단 요구는 거부했다.
대학 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학연)는 3일 새벽 성명을 통해 정치개혁에 중점을 두고 정부와의 대화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학연은 람 정무시장과 만날 것이라며 단 공개 대화를 요구했다. 또 도심 점검 시위는 계속할 것이라며 대화의 결과에 따라 점거 시위를 강화할 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학연은 렁 장관이 "진정성을 잃었다"며 그가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홍콩 시위대는 2일 행정장관 집무실 입구와 연결된 도로 등을 점거한 채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총탄을 배치하며 시위 진압을 준비해 양측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고조됐다. 이날 렁 장관의 사퇴 거부에 실망한 일부 시위대는 홍콩섬과 까우룽 반도를 연결하는 도로 점거를 시도하며 이를 말리는 시위대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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