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시위 이후 금융시장 요동 쳐 "중국 경제에 타격 불가피"
그러나 미국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홍콩의 중국 귀속 이후 계속 쌓여온 중국 경제정책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불만이 이번 시위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29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이에 세계 금융 산업 허브인 홍콩의 미래가 어두워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시위대가 필사적으로 점령하고자 했던 곳은 홍콩의 금융심장 '센트럴(中環)' 지역이다. 이는 홍콩의 정치적 자율이 경제적 자유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음을 보여준다.
본토인이 홍콩으로 대거 이주해오면서 홍콩의 부동산 가격은 뛰고 인구밀도가 높아져 홍콩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 홍콩 아닌 상하이(上海) 등 다른 도시를 금융허브로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의 정책에 대한 홍콩 내 반발도 거세다.
시위 사태 이후 홍콩 금융시장이 요동친 것은 이번 사태의 파장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홍콩의 항셍 지수는 29일 2% 급락했다. 미 달러에 연동돼 있는 홍콩 달러는 6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갔다. 스탠다드 차티드 등 일부 은행은 홍콩 지점을 잠정폐쇄했다. 홍콩 금융관리국(HKMA)은 비상계획을 발동해 유동성 공급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홍콩의 시위 사태는 미국·유럽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유럽 증시는 금융주 중심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 지수가 0.25% 내린 1만7071.22를 기록하는 등 미 증시도 부진했다.
홍콩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것은 중국에도 악재다. 지난해 중국은 1240억달러(약 130조8324억원)의 해외 투자를 유치했다. 이 가운데 절반이 홍콩을 통해 들어온 것이다. 홍콩에는 현재 3700여개 해외 기업 지점이 설립돼 있다. 이 가운데 80%가 중국 기업이다. 홍콩은 역외 위안화 거래의 72%를 차지한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 30년 동안 중국 경제부흥에서 홍콩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면서 "홍콩이 글로벌 허브 기능을 상실할 경우 그러잖아도 성장둔화로 전전긍긍하고 있는 중국 경제에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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