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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이중행보에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 갈수록 낮아진다

최종수정 2014.10.02 09:10 기사입력 2014.10.0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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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일본이 한일 정상회담을 갖자고 제의했지만 그 실현 가능성은 시간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 정부가 내건 조건에 응하지 않는데다 일본도 중일 정상회담에 목을 더 매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한일 양국은 1일 도쿄에서 차관급 전략대화를 열었지만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 열린 한일 차관급 전략대화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인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은 “양국이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일본 측의 진정성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사이키 차관은 딴청을 피웠다. 한일 양국이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서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한일 양국관계 뿐 아니라 지역과 국제정세에 적극 대처해 나가는 것이 지역· 국제사회의 평화, 안정, 번영에 공헌할 것이라고 말했을 뿐이다.

이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양측은 양국 국장급 협의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계속 논의하기로 했지만 합의점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네 차례 열린 협의에서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서 모든 게 해결됐다는 일본 측의 고집 탓에 국장급 협의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아베 총리도 말과 행동을 따로는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모리 요시로 전 총리를 통해 가을에 정상회담을 갖자는 친서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했지만 실제 행동은 전혀 딴판이다.
그는 임시국회 개원일이었던 지난달 29일 국정소신표명연설을 통해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조기에 실현하고 싶다”며 중일 정상회담에 더 공을 들이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국에 대해서는 그는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원론 수준의 언급만 했다.

더욱이 아베는 우리 정부가 비판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계속할 계획이다. 아베 총리의 최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는 지난달 30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가 11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추진하는 만큼 중국 방문 전에는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아베 총리가 영원히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이 정상회담 조건으로 야스쿠니 참배를 하지 않을 것을 요구한다면 총리는 회담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단언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가 지난해 12월 취임 1년을 맞아 2차 대전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을 당시 중국과 함께 한국 정부는 신사참배를 강도 높게 비판했고 과거사 문제에서 진정성을 보일 것을 촉구해왔지만 우이독경 꼴이 됐다.

이런 이유로 정상회담 성사에 회의적인 의견이 적지 않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우리가 정상회담에 합의했는데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면 어떻게 되느냐”면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어야 정상회담도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일 관계를 기상도로 따지면 아직도 먹구름이 꽉 끼어있는 상태”라며서 “햇볕이 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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