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추석 당일 안산 합동분향소 방문…"아이들 좋아하는 음식으로 기림상 차릴 것"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추석을 앞두고 2주일째 수사·기소권이 포함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농성하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은 4일 "한가위 기간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따뜻한 시간을 보내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날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아야 한다며 함께 하는 많은 분들 모두에게 감사를 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한 지 2주째가 되는 날인만큼, 이들은 장기화 된 농성과 관련한 소회도 전했다. 대책위는 "응답없는 청와대를 코 앞에 두고 대답을 기다린 시간이 벌써 2주인데, 그 사이 학교들이 개학해 교복 입은 학생들이 청운동사무소(농성장) 앞을 지나간다"며 "아이들이 생각나 울다가, 특별법을 만들려는 이유가 저 아이들이라는 생각에 다시 힘을 내는 매일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치권이 강조하는 '민생'과 '안전'이 떼어 놓을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정치권이 고작 국회를 열어 처리한 것이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이라니 기가 막힌다"며 "심지어 그 혐의가 안전을 위해 더 유념해야 할 철도 부품비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 안전을 저당잡아 이득을 취하는 자들이 감히 '민생'을 말한다면 누가 믿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의 살림살이에서 민생과 안전은 구분될 수 없다"며 "특별법 논의를 유보시키려는 주장이 노리는 것은 모두 잊게 만들겠다는 것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대책위는 추석 연휴기간 광화문 광장 등을 중심으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의 당위성을 계속 알려나간다는 방침이다. 5일에는 전국 38개 도시 80곳에서 세월호 관련 귀향 선전전을 개최하며, 6일부터 10일까지는 각종 문화공연과 시민발언대 등이 개최된다.
특히 추석 당일인 8일 오전 유족들은 안산합동분향소로 잠시 자리를 옮겨 생전 희생자들이 좋아했던 음식들을 올려 함께 합동 기림상을 차린다. 이후 일부는 '팽목항 방문단'을 구성해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며, 오후에는 광화문 광장으로 복귀 해 특별법 퀴즈대회, 국민 한가위 상, 가족과 함께 음식나누기, 가수 이은미씨의 공연 및 연극 공연 등을 이어갈 방침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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