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요즘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견배우는 최민식이다. 1989년 드라마 '야망의 세월'로 데뷔, 어느덧 25년이 흘렀다. 그간 연기한 캐릭터들만 해도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하다. 분명한 것은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엄청난 에너지와 진심을 담은 연기로 관객들과 소통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작품을 까다롭게 고르는 것으로 알려진 최민식은 캐릭터와 한몸이 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가벼운 느낌의 '나쁜놈'을 연기할 때는 조금 풀어져있고 건들거리다가도, 무게감 있는 역할을 맡으면 한없이 진지해진다. 그만큼 몰입이 뛰어나다는 증거다.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할리우드 영화 '루시'에서는 스칼렛 요한슨, 모건 프리먼과 열연해 기대감을 높였다. 비록 사용하는 말은 다르지만 그의 빛나는 존재감은 할리우드 스태프들에게도 전율을 선사했다.
지난 30일 개봉된 '명량'에서 최민식은 나라를 구한 '성웅' 이순신 장군을 연기했다. 영화는 1597년, 단 12척의 배로 330척에 달하는 왜군의 공격에 맞서 싸운 명량대첩을 그린다. "영화를 찍는 내내 이순신 장군을 한 번이라도 만나보고 싶었다"던 그는 난중일기를 수없이 읽으며 캐릭터에 다가가기 위해 애썼다. 실존인물인데다 우리가 감히 상상 할 수도 없는 전투를 치른 위인이기에 부담감은 더욱 컸다.
처음부터 출연을 망설였던 그는 결국 용기 있게 이 작품을 선택했다. 역사 왜곡이나 현대적 재해석 없이 돌직구로 밀어붙이는 영화라서 더욱 끌렸다고 했다. 장군을 만나기 위해 5백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을 만큼 간절했다고 고백했던 그. 진심은 통하는 법일까. '명량'은 개봉 첫날 68만 3200명의 관객을 모으며 역대 최고 오프닝 성적을 기록했다. 그게 바로 '믿고 보는 배우' 최민식의 힘이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