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이번엔 '버블'을 정조준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연준) 의장은 상원에 제출한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바이오테크(BioTech) 등 중소형주의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확장돼 있다"고 지적했다. 모멘텀 주식의 핵심부를 '정밀타격'한 것이다.


시장의 반응은 빨랐다.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1%이상 떨어졌고, 나스닥 바이오테크 지수는 2%이상 내렸다. 테슬라도 3% 넘게 하락했다. 시장참여자들은 1996년 당시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이 주식시장의 '비이성적 과열'을 비판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개선된다면' 이라는 선문답식 조건부 금리인상보다 버블 발언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전통적으로 중앙은행의 주된 관심사는 인플레이션이었지 버블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앙은행의 주된 책무가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이었던 이유는 20세기엔 자산버블로 대공항이 오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0년엔 IT 주식버블, 2008년엔 주택버블로 경제위기가 왔다. 이러다보니 이제 fed가 나서 자산 가격 고평가 문제를 지적했고 영란은행도 주택가격 버블 문제를 언급했다. 이건 상당히 유의미한 변화"라고 말했다.

옐런이 고밸류에이션 주식에 대해서 가한 경각심이 중요한 이유는 신흥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밸류에이션 부담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자금이 신흥국으로 쏠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 = 전임 버냉키 의장을 비롯 연준 인사들이 일반적으로 시장과 관련된 평가를 잘 하지 않던 것과는 달리 15일 답변에서 옐런 의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바이오테크(BioTech) 등 성장성 기반의 고벨류 주식들에 대한 경계심을 직접적으로 표명했다.


물론, 이 언급만으로 고벨류 성장주들에 대한 Bubble & Burst 를 이야기 할 수는 없고 조금 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라는 점은 인정한다. 다만, 확실한 것은 적어도 옐런의장이 고평가에 따른 부담이라는 개념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는 점이다. 직전일 옐런 의장이 언급과 함께 나스닥 바이오 테크 지수는 약세를 보였다. 사실 옐런 의장의 발언이 아니더라도 실적 시즌을 진행하면서 고벨류 주식들에 대한 부담이 표출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최근 나스닥과 다우지수의 상대 강도를 보면 7월 초를 기점으로 하향 전환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나스닥의 지수 주가수익비율(PER)은 35.8배로 15.8배인 다우 지수 벨류에이션의 2배를 훌쩍 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의 빠른 회복 구간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났던 상황을 제외하면 최근 4년여 가운데 가장 놓은 수준이다.


이처럼 높은 벨류에이션에 대한 경각심이 시장에 형성된다면, 신흥국 증시에는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과 신흥국으로 나누어 보았을 때, 벨류에이션 부담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대안적인 투자처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벨류에이션 수준에 위치하고 있는 신흥국 관련 투자 자산으로의 자금 흐름이 발생할 것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테이퍼링이 시작되었던 지난해 말 이후 미국 증시에 벨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인식되던 시점(나스닥의 상대 강도가 하락하는 시점)에서는 이머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모습이 나타났으며, 반대로 고벨류 성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나스닥의 상대 강도가 상승하는 시점)에서는 신흥국 증시로의 자금 흐름이 부진한 양상을 보여왔다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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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윤민 KB투자증권 연구원 = 최근 미국 증시는 다우지수와 S&P 500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반면에 KOSPI는 좁은 박스권 내에서 등락이 반복되고 있는 모습. 일부에서는 미국 증시의 고평가 우려가 존재한다. 실제로 미국과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갭은 상당히 벌어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는 한국증시는 정체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반면, 미국 증시는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있다.


물론 각국의 경기상황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존재하겠지만, 이런 차이에 대한 가장 큰 이유는 실적에 대한 기대감 차이인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의 경우 정도의 차이가 존재하지만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forward EPS)가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하는 반면에, 한국의 경우 2013년 6월 이후 12개월 forward EPS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근본적으로 한국 증시가 추세적인 상승세를 보이기 위해서는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재차 높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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