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랠리 팀, 150년 전 역사를 거슬러 달리다
모스크바에서 부산까지 남북한 횡단 1만5000㎞노선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고려인(옛 소련 지역 거주 한인) 자동차 랠리 팀이 약 한 달 반 동안의 여정으로 '러시아-남북한' 종주를 시작했다. 150년 전 16가구가 러시아에 이주한 경로를 거슬러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남북한을 통과하는 약 1만5000㎞의 노선을 내달린다.
이번 종주 자동차 랠리 팀에 속한 23명의 고려인들이 7대의 러시아의 지프 자동차 등에 나눠 타고 7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떠났다. 이번 종주는 '한인 러시아 이주 150주년'을 맞아 고려인 동포가 추진했다.
이날 랠리 팀 출발에 앞서 전(全)러시아고려인연합회(OOK)가 입주해 있는 모스크바 남쪽 '롯데 비즈니스 센터'에서는 축하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 러시아 측에서는 이고리 슬류냐예프 지역개발부 장관(150주년 기념행사 조직위원회 위원장)과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외무부 아주국 부국장, 조 바실리 OOK 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이석배 주러대사관 공사, 북한 측에서 강성호 주러대사관 공사참사 등이 자리했다. 고려인 동포들과 한국 교민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슬류냐예프 장관은 "150년 전인 1864년 16가구가 처음으로 러시아로 이주한 뒤 그 수가 크게 늘어난 한인들은 러시아 역사 여러 분야에서 큰 흔적을 남겼다"며 "한인 이주 150주년을 맞는 올해 남북한과 러시아 3국에서 자동차 랠리 행사가 이뤄지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연회에서 강 북한 공사참사는 "자동차 행진이 남북한 간 긴장완화와 화해·협력, 상호 관계 정상화를 위한 하나의 고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 대사관의 이 공사는 "고려인 동포들은 자동차 랠리 행사를 통해 자유, 평화, 통일을 희구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면서 "고려인 동포들의 염원에 부응해 우리 모두가 한반도의 밝은 미래를 향해 마음을 모아 가자"고 말했다.
슬류냐예프 장관의 깃발 신호에 맞춰 대장정을 시작한 랠리 팀은 러시아 내 주요 도시와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시베리아·극동 등 한인들의 러시아 이주 경로를 거슬러 달린다. 8월 초 북한으로 들어가 8월15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최종 목적지인 부산에 도착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 내 다른 도시와 중앙아시아 구간 곳곳에서 추가로 랠리 참가자들이 합류할 예정이다.
이번 종주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MDL 통과다. 랠리 팀의 입국을 허가한 북한이 MDL 통과에 대해서는 그동안 승인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하지만 지난 3일 북한이 주러 대사관을 통해 러시아 외무부에 MDL 통과를 허가한다는 공식 구두 통보를 해오면서 남북 종주 랠리가 성사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바실리 OOK 회장은 "북한이 최근 MDL 통과를 구두 승인한 데 이어 북한 대사관 고위인사가 공식적으로 이를 거듭 확인했다"며 "MDL 통과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미 한국 정부는 지난달 19일 랠리 팀의 입국 및 MDL 통과를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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