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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환율시대 내수, '外需'가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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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하락…소비변화 심상찮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이광호 기자, 최대열 기자]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가격경쟁력을 갖춘 수입 제품이 안방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27일까지 1달러당 평균 원화환율은 1049.32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103.92원보다 54.6원 떨어졌다. 엔화와 위안화, 유로화 대비 원화 환율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원·엔 환율은 전년보다 132.73원 떨어졌고, 위안화와 유로화에 대한 원화 환율도 각각 10.28원, 8.11원 하락했다.

이처럼 원화가 주요국 통화에 대해 평가 절상되면서 국산품이 가격경쟁력을 잃자 수입업체들이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 시장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월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모두 7만6460대로 전년 대비 23.9% 성장했다. 금액으로는 50% 이상 늘었다.
달러 약세 수혜를 입은 미국의 대표적 수입차 브랜드인 포드와 크라이슬러는 같은 기간 전년 대비 각각 31.9%, 10.5% 늘었다. 원화 절상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세 인하효과까지 더해 미국산 자동차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유럽 수입차 브랜드도 FTA효과와 함께 환율효과를 누리고 있다. BMW 등 유럽산 자동차의 판매량은 브랜드별로 전년보다 20~40% 늘어났다.

불똥은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산차로 튀었다. 현대차의 내수 시장점유율이 40%대로 떨어졌고, 기아차의 점유율은 30%대가 무너졌다.

TV와 노트북, 냉장고, 휴대폰 등 주요 전자제품의 수입도 늘어 국내 시장을 서서히 잠식하고 있다.

TV의 경우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은 타격이 없지만 저가 제품을 앞세워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국내 중소 업체들에는 중국 등 해외 업체가 위협적이다.

중국 TV 제조사 하이얼은 하이마트, 온라인 사이트 등을 통해 32인치 발광다이오드(LED) 모델을 29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같은 크기의 제품을 동부대우전자는 36만원, 대우루컴즈는 29만원 수준에 판매하고 있다.

국내 중소 TV 제조사 관계자는 "1인 가구용 TV, 안방용 세컨드 TV의 경우 대기업보다는 중소업체의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이얼 같은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시장이 겹치는 국내 중소 업체의 경우 타격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공세는 더욱 무섭다. 국내에 유통하는 H형강 수입재의 대부분인 중국산 가격은 소형 기준 t당 62만~64만원. 국내산 대비 t당 10만원 이상 저렴하다. 열연강판의 경우에도 국내산과 수입재 유통가격 차이가 t당 7만~8만원 수준으로 벌어져 있다.

먹거리 또한 수입제품이 가격경쟁력을 얻으면서 국내산의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지난 5월까지 이마트가 판매한 전체 수산물 중 수입산 비중은 44.8%에 달했고, 수입 과일 역시 지난해 36.2%에서 올해 41.3%로 높아졌다. 맥주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5월까지 롯데마트의 맥주 매출 중 수입맥주의 비중은 26.7%로 2011년(9.2%)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원화 절상은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수입산 제품의 내수 점유율을 확대하는 요인이 된다"며 "떨어진 원화값 만큼 수입제품 가격이 인하되지 않으면 물가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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