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별 주가 엇갈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부발전은 지난 20일 제주화력발전소에서 바이오중유 실증연소에 들어갔다. 제주화력발전소 기력 3호기(7만5000㎾)의 연료를 기존 벙커C유에서 바이오중유로 대체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 발전용 바이오중유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총 15개다. 이 중 상장사는 유가증권시장 SK케미칼·애경유화, 코스닥 제이씨케미칼 ·엘에너지 등 총 4곳이다.
최근 일주일간 이들 상장사의 주가는 업체별로 등락을 나타냈다. 지난 23일 종가 대비 27일 종가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엘에너지로 6.4%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SK케미칼도 3.2% 올랐다. 반면 애경유화와 제이씨케미칼은 각각 6.1%, 2.2%씩 내렸다.
이한우 엘에너지 전략기획실 이사는 "정부가 바이오중유 발전시범사업을 하게 된 계기도 당사가 중부발전에 바이오중유를 제안했던 게 기반이 됐다"며 "당시 중부발전은 당사가 제안한 바이오중유를 검토하고 시험한 끝에 2012년 3월 '바이오에너지 개발 보급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기도 했다"고 말했다.
제주화력발전소의 바이오중유 실증연소가 바로 그 결과물이라는 설명이다.
그 당시만 해도 바이오중유는 석유대체연료로 등록되지 않았다. 신재생연료에 대한 논란 등으로 사용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이 소식을 듣고 국내 모든 발전사들이 함께 참여하는 바이오중유 시범보급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특히 엘에너지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캐슈너트 껍질에서 추출한 오일인 CNSL로 바이오중유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어 가격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또 팜유 부산물인 PAO를 고순도 정제 연료화할 수 있는 특허기술도 갖고 있다. 엘에너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바이오중유를 만들 수 있는 이유다.
실제 엘에너지는 지난 3·4월 동서발전의 바이오중유 입찰에 참여해 잇달아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수주 물량은 각각 2000㎘와 3000㎘로 많지는 않았다.
당시 중부발전과 남부발전 등이 각각 3만㎘ 이상 바이오중유 입찰을 실시했지만 엘에너지는 참여하지 못했다. 엘에너지가 아직 대규모 물량을 납품하기에는 경영 여건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이다. 대규모 물량을 남품하려면 원재료 구입비 등 초기 비용이 필요한데 아직 자금 조달 단계에 있다.
엘에너지가 과거 에어파크 시절 경영진이 분식회계 등으로 검찰에 고발되는 등 평판리스크가 컸던 탓이다. 에어파크는 시스템에어컨사업에서 석유정제사업으로 주력 사업을 변경하기 위해 덕분오일과 손을 잡았지만 누적돼 있던 부실이 터져 나오면서 세번이나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 이사는 "과거 회사가 부실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 받아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자금 조달만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회사가 다시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중유= 에너지 작물인 팜유·캐슈너트·대두유·PAO 등 식물성 유지와 돈지·우지·어유 등 동물성 유지, 미세조류인 해양식물 유기체로부터 생산되는 저부가가치성 부산물을 고순도로 정제해 생산된 바이오연료다. 온실가스 배출 저감효과뿐 아니라 유해물질 배출이 적어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벙커C유로 불리는 석유계 중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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