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노조 1077곳 교섭 요구
거래관계 단절 등 中企 피해 우려
가맹점 소상공인에 영향도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시행 한 달을 맞아 원청과 하청 노조 간 교섭 갈등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중소기업들의 피해도 점차 가시화하는 분위기다. 대기업에서 촉발된 노조 리스크가 다단계와도 같은 구조를 타고 하청 중소기업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노란봉투법 시행 한 달…철강·조선·자동차 中企 충격 눈앞
AD
원본보기 아이콘

24일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노란봉투법 시행(3월 10일) 이후 이달 22일까지 단위노조 1077곳이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원청사업장 393곳을 대상으로 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요구를 받은 기업들 중 이런 사실을 공고한 곳은 37곳(9.4%)에 그친다. 교섭을 통해 합의점을 찾는 일에 나설 준비가 안돼있거나 여력이 없는 사업장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처럼 하청 노조들이 거세게 교섭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대다수 사업장이 요구에 응하지 않고 일단 버티면서 갈등과 충돌의 에너지가 응축되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까지는 다수의 하청을 거느린 대기업이 교섭 요구의 일차적 부담을 떠안은 양상이지만 파장은 수많은 중소 협력업체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노란봉투법 시행 한 달…철강·조선·자동차 中企 충격 눈앞 원본보기 아이콘

특히 철강·조선·자동차 부품 제조업군처럼 1~3차 협력구조로 돌아가는 피라미드형 산업군에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질적인 지배력이 있다고 정부가 판단하는 사용자 기준인 '구조적 통제성'과 '경제적 종속성'이 이들 업군에서 특히 높기 때문이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대기업들이 기존 협력사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노조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발주 축소나 협력사 재편에 나서면 중소기업으로 피해가 확산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여파는 소상공업계로도 번질 조짐이다. 최근 BGF리테일과 화물연대 사이에서 촉발된 교섭 갈등으로 편의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물류 공백과 매출 감소 등의 피해를 호소한 바 있다. 교섭 요구가 본격화할 경우, 물류와 유통망을 타고 가맹점 및 대리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이 광범위하게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공급망 하단으로 내려갈수록 협상력이 약한 구조인 만큼 충격은 더 크게 체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AD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원청의 책임 확대 과정에서 부담이 협력업체로 전가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며 "납품단가 연동제 실효성 강화 등 거래 구조 전반의 조정 장치를 마련해 공급망 전반의 불안정성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