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천당제약, 유리한 정보만 제공했나…'아일리아 특허 분쟁' 안끝났다
미국의 대형 제약사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이 삼천당제약이 만든 눈 질환 치료제의 핵심 정보를 현지 법원의 결정을 통해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를 보유한 리제네론은 2024년 한국 법원에 삼천당제약이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삼천당제약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특허 분쟁을 종결하고 현지 판매 권리를 확보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美법원 "삼천당 美자회사, 특허 정보 공개하라"
미국의 대형 제약사 리제네론 파마슈티컬(리제네론)이 삼천당제약 삼천당제약 close 증권정보 000250 KOSDAQ 현재가 408,000 전일대비 28,000 등락률 +7.37% 거래량 480,646 전일가 380,000 2026.04.24 14:17 기준 관련기사 단기 고점 피로감에 코스피 장 초반 하락 전환…코스닥은 상승 코스피, 사흘째 최고치로 마감…장중 6500선 '터치' 장 초반 6500 찍은 코스피, 하락 전환…SK하이닉스도 약세 이 만든 눈 질환 치료제(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핵심 정보를 현지 법원의 결정을 통해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삼천당제약을 향한 글로벌 특허 분쟁의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특허 분쟁이 해결됐다는 삼천당제약의 지난달 발표와는 결이 전혀 다른 실상이어서 여파가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리제네론이 삼천당제약의 미국 자회사인 SCD 바이오텍(SCD Biotech LLC)과 SCD US(SCD US, Inc.)를 상대로 낸 증거 개시(Discovery) 신청을 인용한 문서. 이에 따라 리제네론은 삼천당제약의 미국 내 자회사들에게 법적 의무가 따르는 문서 제출 소환장을 발부할 수 있게 됐다. 정동훈 기자
美법원 "삼천당 美자회사, 아일리아 특허 정보 제출하라"
24일 아시아경제가 확보한 미국 델라웨어주(州) 연방지방법원 문서에 따르면 이 법원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리제네론이 삼천당제약의 미국 자회사인 'SCD 바이오텍'과 'SCD US'를 상대로 낸 '증거 수집(Discovery)' 신청을 받아들였다. 외국에서 재판 중인 사람이 미국 소재 기업의 증거를 합법적으로 요구할 수 있게 한 미국 규정(연방법 제28편 1782조)에 의거한 결정이다. 이에 따라 리제네론은 삼천당제약의 미국 자회사들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는 소환장을 법원의 허가 아래 발부할 권한을 확보했다. 리제네론이 노리는 핵심 자료는 삼천당제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한 약품 허가 신청서 전체와 상세한 제조 기록, 제품 샘플, 해외 판매 파트너사와 맺은 계약서 등이다.
아일리아는 미국 리제네론과 독일 바이엘이 공동 개발한 대표적인 안과 질환 치료제다. 습성 황반변성 및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에 사용되는, 연 매출 약 14조원 규모의 블록버스터 오리지널 의약품이다. 2024년부터 차례로 한국·미국·유럽 등지의 특허가 만료되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2014년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비젠프리(SCD411)' 개발을 시작해 현재 한국·유럽·캐나다 등에서 품목 허가를 획득한 상태다.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를 보유한 리제네론은 2024년 한국 법원에 삼천당제약이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삼천당제약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특허 분쟁을 종결하고 현지 판매 권리를 확보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미국 파트너사 프레제니우스 카비가 오리지널사 리제네론과 특허 분쟁 합의를 최종 체결함에 따라 분쟁이 해소됐다는 것이다.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구체적인 합의 조건은 공개할 수 없지만 이번 합의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는 설명이었다.
'리제네론과 합의' 발표했지만 '소송 지속' 여부는 공개 안 해
삼천당제약의 당시 발표와는 달리 리제네론이 글로벌 특허를 둘러싼 소송을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에 나온 미국 법원 결정으로 확인됐다. 삼천당제약은 특허 분쟁 종결에 합의했다는 주주 안내문은 공개했지만 직간접 관련 소송의 계속 여부나 남아있는 법적 리스크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소송 정보를 모두 공개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보 접근이 제한된 주주들에게 유리한 정보만 골라서 제공했다는 비판이 가능한 대목이다.
확보된 자료는 현재 한국에서 진행 중인 특허 침해 소송의 핵심 증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리제네론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삼천당제약과 자회사인 옵투스제약을 상대로 제조 및 판매 금지 등을 요구하는 특허 침해 소송을, 특허법원에서 제품 조성 관련 소송을 각각 진행하고 있다. 삼천당제약이 관련 자료를 제공토록 해달라는 리제네론의 요구를 서울중앙지법이 기각한 바 있는데, 이 문제를 돌파하기 위해 리제네론이 미국 법원에서 증거수집 결정을 얻어낸 것이다.
리제네론과 관련한 삼천당제약의 사법적 압박은 대만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리제네론은 지난 2월 대만 법원에 삼천당제약의 현지 제조기업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삼천당제약이 미국 내 특허 분쟁을 합의로 종결했다고 밝힌 때와 비슷한 시점에 이뤄진 조치다. 리제네론이 미국에서 삼천당제약과 '모종의 합의'를 했을 수는 있으나 이와 별개로 삼천당제약의 생산기지와 본사가 위치한 국가들에서의 소송과 증거확보 작업을 병행하며 특허 방어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절차가 한국 소송의 향방을 가를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김준래 김준래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한국 법원에서 확보하지 못한 제조 공정 자료를 미국 법원의 힘을 빌려 강제로 열어본 상황"이라며 "리제네론은 이를 들고 한국 법원으로 돌아와 특허 침해를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한경 브라이튼법률사무소 변호사는 "CMC 자료, 제조공정 기록, 제품 샘플 등이 확보돼 한국 법원에 제출된다면 침해 여부 판단과 손해액 산정에 중요한 입증자료가 될 것"이라면서도 "영업비밀성이 강한 자료에 대해 미국 법원이 보호명령을 부가할 경우 실질적 활용 범위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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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당제약은 이런 정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변하기 어렵다"면서 "미국 및 캐나다는 합의가 완료됐고 나머지 지역들도 합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통상적인 절차일 뿐"이라는 입장을 본지에 밝혔다.
박정연 기자 j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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