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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첫 간선제 총장 '학피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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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協·평의원회 “평가점수 2순위 성낙인 후보 선출 근거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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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법인화 이후 첫 간선제 총장 선거를 치른 서울대의 학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사회가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의 평가에서 2위를 차지한 성낙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선출한 것에 대해 교수협의회가 거세게 반발하는 등 학내 구성원들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일부 교수들은 이번 선거가 정부-교수 간 폐쇄적 유착관계를 뜻하는 이른바 '학피아'의 전형이라며 각종 의혹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19일 성 교수는 이사회 재적이사 15명의 과반인 8표를 얻어 제26대 서울대 총장 최종 후보로 당선됐다. 성 교수는 선거 전 치러진 평가 점수에서 1위를 차지한 오세정 물리천문학부 교수에 뒤이어 강태진 재료공학부 교수와 공동 2위로 선정됐지만, 이사회의 투표에서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즉각 반발했다. 교수협은 20일 성명서를 내고 "수차례의 평가로 정한 (후보) 순위를 이사회가 단 한 번의 평가로 뒤집은 것은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했다고 보기 힘든 것"이라면서 "이사회는 후순위 후보를 최종 후보자로 정한 절차와 근거, 이유를 설명하고 이런 결정을 내린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 전원 사퇴한 후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대 교수 등 교직원 대표 50명으로 구성된 심의ㆍ의결기구인 평의원회도 23일 비슷한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법인화 이후 이번에 처음 실시된 간선제는 총추위원 30명의 평가 점수(60%)와 교직원 정책평가단 244명의 점수(40%)를 합산해 최종 후보 3명을 선정하면, 이사회가 투표를 통해 최종후보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평가 점수는 이사회가 참고만 할 뿐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언제든 '대표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구조다.

다수의 교수들은 이같은 선거 방식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다. 총장이 이처럼 이사회의 최종 판단에 의해서만 결정된다면, 총장의 자리는 각 후보 개인의 능력과 자질보다는 '로비력'에 의해 결정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 서울대 교수는 "다양한 이해관계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 선거제도의 기본인데 이번 (총장) 선거에서는 기본과 원칙이 모두 무너졌다"며 "결국 이사회가 모든 권한을 쥐고 있다는 것이 이번에 여실히 드러난 만큼, 앞으로의 총장 선거는 이사회 눈치 보기 게임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일부 교수들은 이사회가 간선제의 맹점인 '대표성'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왜 이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각종 의혹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 혹은 기업과 이사회의 긴밀한 유착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는 여지를 의도적으로 남겨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서울대의 한 관계자는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명목으로 법인화를 했지만 결국 제도적으로는 정치권 및 기업과의 폐쇄적 유착관계가 깊어질 가능성이 내포돼 있다"며 "이는 오히려 서울대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 이사회는 오연천 현 서울대 총장,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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