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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주유소協 소비자 볼모 '기름그릇 지키기' 비난

최종수정 2014.06.12 11:05 기사입력 2014.06.1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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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협회, 파업 일단 유보했지만 24일 재추진
내달 시행 예정 주간보고제 도입 놓고 갈등 깊어져
정부도 '정책 밀어붙이기' 공감대 못 얻어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내달 시행 예정인 주간보고제 도입을 둘러싸고 정부와 주유소 사업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일단 12일 예고됐던 주유소 동맹휴업이 유보됐지만 한국주유소협회가 24일 휴업 재추진이라는 카드를 꺼내들면서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문제는 이번 사건이 소비자를 볼모로 양측이 힘겨루기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협회는 요구안을 안 받아주면 주유소 문을 닫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고 정부는 휴업할 경우 처벌이라는 방침만을 고수하며 기존 입장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결국 끝내 협상이 결렬돼 결국 주유소 휴업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진다면 양측은 소비자 피해로 인한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유소협회는 12일로 예정된 주유소 동맹휴업을 유보하고, 오는 24일 동맹휴업을 재차 추진할 예정이다.
협회는 1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오후 4시부터 10시간이 넘는 마라톤협상을 진행했으나,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날 협상은 주유소협회가 새로운 안을 제시하면서 진전되는 듯했다. 주간보고제 시행을 정부안대로 7월에 시행하되, 시행 후 2년 동안은 주유소협회가 회원사들로부터 보고를 받아 한국석유관리원에 이를 넘겨주는 종전 방식을 유지하겠다는 안이었다. 그러나 산업부는 협회의 수정안 역시 '6개월 이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혀 협상은 끝내 중단됐다.

이번 협상 결렬을 두고 양측은 서로에게 잘못이 있다며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협회 측은 "협회에서는 극단적인 상황을 막아보고자 양측의 입장을 절충한 방안을 제시하는 등 최대한 대화로 풀어보고자 노력했다"면서 "하지만 정부의 협상 의지가 전혀 없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 측은 "협회에서 종전 방안을 2년간 유지하겠다는 제안을 한 것은 제도개선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어서 타협 대상이 아니었다"며 협회 주장을 일축했다.

이처럼 양측이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이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번 싸움을 '협회의 밥그릇 지키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부가 주간보고제를 시행하기로 하면서 보고기관을 주유소협회 등 각 소속협회에서 석유관리원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그동안 보고기관 대행 명목으로 유지해 오던 협회비 징수가 어려워지고 정부지원금이 중단되면서 협회재정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협회는 회원들의 입장을 보호하고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지 대단한 권한을 가진 곳이 아니다"면서 "오히려 정부가 한국석유관리원이라는 '관피아'를 내세워 시장을 통제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경우 주유소협회와의 기 싸움에서 일단 승기를 잡은 모습이다. 하지만 업계의 공감을 충분히 얻지 못한 채 정책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다 갈등을 초래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실제 최근 주유소 업계에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지난 한 해 문을 닫은 주유소가 310곳에 달했고, 휴업한 주유소도 393곳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지난 2011년 도입한 알뜰주유소는 현재 1038개로 불어나 주유소 간 생존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9월 시행규칙 개정 이후 주유소 업계와 충분한 논의를 가졌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른 바 가짜석유 유통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고 연간 1조원에 달하는 세금탈루를 이번 기회에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새로운 절충안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협회 측이 재추진하기로 한 동맹휴업에 대해서는 불법행위인 만큼 사업정지 처분과 과징금 부과 등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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