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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임대, 별따기만큼 구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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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부담 없어 임차인 선호…세원노출 안돼 집주인도 좋아해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주택가 모습. 최근 보증금이 없거나 저렴한 '단기임대' 방식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주택가 모습. 최근 보증금이 없거나 저렴한 '단기임대' 방식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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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지하철2호선 낙성대역에서 걸어서 5분거리에 있는 한 원룸. 전용면적 33㎡ 남짓한 이곳에는 각종 편의시설이 구비돼 있다. 침대와 옷장, 세탁기, 냉장고, 전자렌지는 물론 공기청정기와 청소기까지 있다. 필요한 즉시, 몸만 들어와 살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모든 것이 갖춰진 이 원룸에도 없는 것이 있다. 바로 보증금과 확정일자, 세금이다.

정부의 '2ㆍ26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 이후 '과세 무풍지대'로 단기임대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단기임대 원룸에서 한 달 동안 거주할 계획이라는 직장인 김모씨는 "직장 문제로 잠시 머물 곳이 필요했는데 호텔이나 레지던스는 너무 비싸 단기임대를 알아보게 됐다"며 "월 55만원의 임대료가 싼 건 아니지만 잠깐 지내기에는 이만한 곳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요자의 경우 짧은 기간동안 숙박업소보다는 좀더 드나들기 덜 부담스럽다는 이유도 작용한다.
봉천동 K공인 대표는 "직장인이나 학생 등 단기임대를 문의하는 전화가 하루에도 4~5건 꾸준히 오고 있는 편"이라면서 "낙성대역 인근 같은 교통편이 좋은 곳이 인기지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수요자들도 많이 찾지만 공급자인 주택소유주들도 이런 수요를 선호한다고 소개했다.

수요자들은 보증금 부담이 없어서, 임대인들은 과세를 피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는 얘기다. 사실 3개월~1년 미만 계약이 주를 이루는 단기임대는 세입자가 확정일자를 받는 경우가 거의 없어 임대인의 소득이 노출되지 않는다.

가격이 비싼 것은 흠이다. 김씨 같은 직장인과 학생,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보증금이 없거나 저렴한 단기임대는 인근 같은 크기의 일반임대보다 10~20%가량 비싸다. 거주 목적에 따라 월 임대료만 내고 원하는 기간만큼 이용할 수 있어서다. 보증금이 없거나 매우 낮다는 점도 한몫한다.
학군 수요가 뚜렷한 대치동의 M공인 관계자는 "대치동 단기임대 수요는 방학을 맞아 인근 학원에 공부하러 오는 학생이나 외국 유학생들"이라며 "월 100만원이 넘는 임대료에도 여름ㆍ겨울 방학 성수기엔 웃돈을 줘서라도 학부모들이 구하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거하는 이들의 수요층의 폭이 넓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관악구에서는 직장인과 학생, 이태원이 위치한 용산구 일대는 외국인, 강남구의 경우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나 사업가 등이 주로 찾고 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단기임대는 보편적 수요층이 있는 아파트와 달리 지역별 수요층이 다르다"며 "해마다 크게 오르진 않지만 월 임대료 수준은 지역에 따라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곳도 있다"고 밝혔다.

FR인베스트먼트가 지난 3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지역 11개구 8355가구의 월셋집 중 보증금 없는 월세 비중은 10.7%에 달했다. 또한 단기임대 월셋값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해 99㎡의 경우 122만9000원에서 124만8000원으로 1만9000원 상승했고 33㎡ 규모도 45만1000원에서 45만8000원으로 소폭 올랐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과거 강남의 단기임대는 외국인, 유흥업 종사자 등 일부 계층이 이용하는 상품이었지만 최근에는 직장인, 학생들도 많이 이용한다"면서 "조세 형평성 문제도 있지만 기존의 임대차 시장이 외국식 단기 임대차 시장으로 빠르게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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