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파주와 백령도, 삼척에서 추락한 무인기 3대가 북한에서 발진했다는 증거의 핵심은 무인기 메모리칩에 저장된 임무명령 데이터였다.
군당국은 추락한 무인기들이 북한제라는 것을 증명하려면 북한에서 발진한 사실을 입증해야 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촬영된 사진에 북측지역 사진, 위성항법장치(GPS) 좌표해독이 필요했다. 이 좌표해독을 위해서는 임무명령 데이터를 분석해야 했다는 것이다.
GPS 수신기가 장착된 추락 무인기들은 임무명령 데이터에 의해 이륙한 후 입력된 좌표를 따라 비행하면서 사전에 명령받은 좌표 상공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복귀 좌표를 따라 이륙 지점으로 되돌아오도록 고안됐다.
북한이 입력한 좌표에 따라 무인기들은 우리 지역 상공에서 촬영을 이어갔다. 무인기 3대는 모두 우리 군사시설 상공을 지나가도록 계획됐고, 백령도와 파주 추락 무인기는 7∼9초 간격으로 사진을 촬영한 사실이 조사 결과 확인됐다.
파주 추락 무인기가 촬영한 178장의 사진을 분석한 결과 경기도 파주시청 근방에서 촬영이 시작돼 동남 방향으로 비행했고, 서울시청 근처에서 유턴한 다음 남하했던 궤적을 역으로 올라가는 방식으로 비행했다.
이 무인기는 당초 2㎞ 상공을 유지하면서 남하했으나 북쪽으로 돌아가면서 기체 이상으로 인해 고도가 점차 낮아졌다. 삼척에서 지난달 6일 발견된 무인기는 발진지점과 복귀지점이 평강 동쪽 17㎞ 지점으로 확인됐으나 사진자료가 없어 비행계획과 사진촬영 경로의 일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 무인기에 장착된) 중국제 메모리는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해 관련기관을 통해 중국에서 회로 안내서를 입수해 분석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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