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점 사기에, 소비자 불편"…주말 영업전산 재개해야
개통 전산 안열려 위조 신분증이면 눈뜨고 도둑맞는 꼴
방통위·미래부·이통사 재가동 공감대 확산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왼쪽)이 지난 15일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의 휴대폰 판매업소를 찾아 점주들로부터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이 자리에서 한 판매점 사장은 "주말에는 개통 전산이 열리지 않아 위조 신분증을 가지고 온 소비자로부터 사기를 당한다"며 주말 전산 재개를 요청했고, 방통위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휴대폰 판매점 사장들은 토요일 손님을 받는게 무섭다. 주말에는 개통 신청만 받을 뿐 개통 전산이 열리지 않아 위조 신분증을 가지고 와도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다. 고객이 요청하니 판매는 하지만 월요일 위조 신분증인 것이 드러나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100만원 가까운 스마트폰을 눈뜨고 도둑맞은 꼴이다.
18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주말 영업 전산 재가동'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이통사는 주말 전산을 다시 여는 것을 원하고, 방송통신위원회도 시장이 안정된다면 얼마든지 허락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역시 이통3사와 방통위가 합의만 한다면 재가동하겠다는 태도다.
상황이 급반전한 것은 지난 15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강변 테크노마트를 찾은 후다. 테크노마트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사업자 A씨는 최 위원장에게 "주말 사이 판매점이 사기를 당하는 사례가 잦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A씨는 "한 사람이 작정을 하고 주말에 수십군데 판매점을 돌며 개통 신청을 하고 단말기를 받아가도 그 사람이 사기꾼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뒤늦게 휴대폰을 분실 신고하지만 이미 해외로 팔려나간 경우가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주말 영업 전산은 지난 2011년 7월부터 닫혔다. 시장과열을 억제하고 유통망 직원의 주5일 근무조건을 보장하기 위해 이통3사가 합의한 결과다. 그 전까지는 토요일에도 전산을 운영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주말 전산이 닫힌 후 시장 과열은 사그라들지 않은 채 판매점을 대상으로 한 사기행각이 벌어지고 사용자 불편만 가중되는 부작용이 생겼다. 직원들의 주5일 근무도 지켜지지 않았다.
주말에 고객들이 대리점과 판매점을 많이 찾기 때문에 토요일에도 대다수 유통점이 문을 연다. 게다가 월요일에는 주말 신청 분량까지 개통해야 하므로 직원들의 월요일 업무량은 평일 대비 2배 이상 늘어나는 풍선효과만 발생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토요일 영업 전산이 쉬다보니 주말 판매 실적을 확인할 수 없었고 시장이 과열되더라도 정부가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었다"며 "이통사들이 이 점을 노려 주말에 불법 보조금 투입을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토요일에 단말기를 구입해도 개통이 안돼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보조금이 안정된다는 전제만 포함된다면 주말 전산 가동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ㆍKT는 주말 영업 전산 재가동에 적극 찬성하는 반면, LG유플러스는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주말 시장이 과열 될 수 있어 반대한다"고 말했다. 주말 전산 가동에 관한 규정을 담당하는 미래부 관계자는 "이통3사와 방통위만 합의 한다면 (현재 규정을)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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