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간첩 ‘증거조작’ 사건 수사발표에 관심이 쏠렸던 지난 14일 ‘박인비’라는 이름은 또 다른 ‘핫뉴스’였다. ‘골프 여제’로 불리는 박인비 선수 부친의 구속 영장 기각 논란은 종일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에 오르내렸다.
사연은 이렇다. 부친 박씨는 지난달 2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도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수사를 지휘한 성남지청 검사는 구속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기각했다. 박씨는 초범이고 택시기사와 합의했다는 점이 고려됐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알게 된 김진태 검찰총장이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특별감찰을 지시했다. ‘정복을 입은 경찰관을 폭행하면 구속 수사하라’는 지시를 검찰에 내렸는데 이를 어겼다는 이유다. 14일 대검 형사부장이 기자실로 내려와 직접 설명했다.
언론 접촉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던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대검은 간첩 ‘증거조작’ 사건 때 언론 접촉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기자들은 검찰총장을 만나 현안을 듣고자 했지만 차일피일 미뤘고 최근에야 만날 수 있었다.
대검 형사부장은 이날 검찰총장이 엄정하게 대응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검 기자들 분위기는 냉랭했다. ‘구속=엄정한 대응’이라는 등식은 문제가 있는데다 ‘이중잣대’ 라는 지적을 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21일 수원지법 안산지원 이모 부장판사는 만취 상태에서 술집 종업원과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이 판사는 구속되지 않았고, 불구속 수사에 대해 검찰총장이 특별감찰을 지시했다는 소식도 들리지 않는다.
“경찰 폭행 논란을 일으킨 판사는 왜 구속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에 대검은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시골 장터에서 노인들이 술주정하다 출동한 경찰 멱살을 잡으면 다 구속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특별감찰을 받게 할 것이냐는 지적에 대검은 어떤 대답을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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