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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의 맨얼굴 '평균의 함정'… 체감, 지표 크게 웃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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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한국은행이 지표 물가 뒤 '평균의 함정'을 꼬집는 보고서를 내놨다. 17개월째 1% 수준의 저물가가 유지되고 있지만, 지표로 드러나지 않는 물가의 맨얼굴은 훨씬 위태로웠다.

일명 '무 국장' '배추 과장'까지 임명해야 할만큼 물가 상승폭이 가팔랐던 2011년과 2012년. 당시엔 지표 물가도 높았지만, 저소득·고령층의 체감물가 상승폭이 지표 물가를 각각 0.3%포인트, 0.7%포인트나 웃돌았다.
짐작만했던 이른바 물가 취약계층의 체감 물가는 한은의 보고서를 통해 지수화됐다. 한은은 14일 '소득 및 연령 그룹별 물가상승률 차이에 대한 분석' 보고서에서 개별 가구의 품목별 지출비중을 단순 평균해 '가구 균등 물가지수'(D-CPI)를 계산했다. 저소득·고령층의 씀씀이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지표 물가 산출 방식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지표 물가, 즉 통계청이 내놓는 소비자물가는 서비스를 포함한 481개 품목의 평균 상승폭을 지수로 구한 값이다. 평균치는 품목별 편차를 조정해 전반적인 추세를 파악하도록 돕지만, 개별 품목의 등락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못한다. 특히 전체 지출액을 기준으로 품목별 가중치를 두기 때문에 씀씀이가 큰 고소득층의 생활 물가가 더 많이 반영된다는 한계가 있다. 이른바 '평균의 함정'이다.

한은은 이 부분을 지적하면서 "2011년과 이듬해 저소득·고령층의 체감물가 상승률이 다른 그룹보다 높았던 건 이들의 소비지출 비중이 큰 석유류와 농축산물 값, 집세와 공과금 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이유로 농축수산물 시세가 떨어지고 조제약 값이 하락한 2012년 이후에는 저소득·고령층의 체감 물가 상승폭이 둔화됐다.
이런 결론은 1년 반 가까이 유지되고 있는 1% 전후의 물가를 재고하게 만든다. 지표 물가는 낮지만, 농축수산물과 집세, 공과금이 오르기 시작하면 저물가를 걱정하는 배부른 고민도 오래가지 못할 거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년동월과 비교한 3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여전히 1.3% 오르는데 그쳤지만, 여기엔 계절과 수급에 따라 금세 값이 변해 추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농축수산물·석유류 가격 하락세가 큰 영향을 줬다. 배춧값은 1년 새 65.9% 급락했고, 파(-45.2%)·마늘(-22.8%) 시세도 두 자릿수의 하락폭을 보였다. 휘발유 값은 5.4%, 경유 가격은 5.1% 떨어졌다.

하지만 다가오는 여름 장마와 폭염에 푸성귀 값이 뛰고, 국내외 경기 회복세 속에 국제유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낮은 지표 물가는 또 한 번 딴세상 얘기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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