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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관료주의 뿌리뽑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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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사무총장, '오픈게이트 폴리시' 천명

▲반기문 총장

▲반기문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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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사진)이 관료주의 타성을 걷어내는데 팔을 걷어붙였다. 반 총장은 취임 초부터 오랜 기간 유엔의 조직과 행정처리 과정에서 켜켜이 쌓인 타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지난 2011년 표결없이 재선에 성공하며 임기 8년차를 맞고 있는 반총장은 남은 2년 동안 관료주의 관행 타파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반 총장이 지난 7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르완다를 방문, '오픈 게이트 폴리시(Open-Gate-Policy)'를 천명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반 총장은 이날 수도 키갈리에서 거행된 르완다 대학살 20주년 추모식에의 연설 등을 통해 "과거 유엔이 내부 지침과 본부 보고 라는 절차에 매달려 르완다나 보스니아와 같은 지역에서 피난민들에게 제때에 문을 열고 보호하지 못하는 바람에 희생을 더 키웠다"고 밝혔다. 이어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앞으론 오픈 게이트 폴리시를 적극 적용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측은 이에 따라 대학살이나 인권 문제가 발생한 지역에서 과거처럼 본부 보고와 규정에 따른 지침을 받고 행동해서 시간을 허비하는 하지 않고 현지의 유엔대표(Resident Coordinator)나 유엔평화유지군 사령관이 자기 판단하에 최우선적으로 인명을 보호한 뒤 이를 사후에 보고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반총장은 이와 관련한 모든 정치적 문제와 책임은 자신이 지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1994년 발생한 르완다 사태는 당시 다수 후투족이 소수 투치족에 대한 보복 살육에 나서면서 3개월간 매일 1만명, 총 100만여명이 살해된 대학살 사건이다. 당시 유엔은 물론 국제사회는 이같은 참상을 알고도 적극 대처하지 못한 채 방치했다가 끔찍한 인권유린을 방조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반 총장은 이같은 방침을 중앙아프리카와 시리아 등에서 당장 적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특히 중앙아프리카에선 이슬람 정권 붕괴이후 기독교 민병대가 피비리내 나는 보복에 나서면서 제 2의 르완다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반 총장은 지난 6일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기고를 통해서도 "국제 사회 지도자들이 20년 전 르완다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말과 절차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행동에 먼저 나서야 한다며 일침을 가한 셈이다.

반 총장은 앞서 유엔 사무국 직원들이 일정 기간 근무를 마친 뒤 다른 근무지나 부서로 이동시키는 '의무적 이동근무 제도(managed mobility)' 도입도 주도했다. 유엔 직원들이 특정 지역이나 부서에 장기간 근무하면서 조직 역동성이 떨어지고 타성에 젖는 것을 바꿔보자는 취지다.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지만 유엔 내부 조직 문화에 일대 변화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 제도는 이미 8일 유엔 총회에서 형식적인 최종 승인 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이와관련, 유엔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국가와 조직에서 충원되는 유엔의 조직 구성 특성상 주변의 간섭을 받지 않고 기존 관행과 시스템에 안주하는 분위기를 일신해야 한다는 것이 반 총장의 지론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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