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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조각가 최만린, '생명과 뿌리' 대규모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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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天)', 1965년, 시멘트, 60x20x45cm

'천(天)', 1965년, 시멘트, 60x20x4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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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95-11', 1995년, 청동, 42x12x37cm.

'O 95-11', 1995년, 청동, 42x12x3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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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원로 조각가 최만린(79)의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해방이후 국내에서 미술교육을 받은 첫 세대 작가로, 상대적으로 기반이 열악한 조각분야에서 최만린은 작가이면서 교육가이자 행정가로도 오랜 기간 활동해 온 인물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최만린의 60여년 조각인생을 조망할 수 있는 전시가 오는 7월 6일까지 열린다. 그의 조각과 드로잉 대표작 20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생명’, ‘근원’, ‘뿌리’를 주제로 최만린이 평생 펼쳐온 작업들이 시간의 변화에 따라 조형적으로 어떻게 전개돼 왔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장이다.

작품 중에는 우선 데뷔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던 1960년대 인체 조각 '이브'가 있으며, 서예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한국적 조각의 뿌리를 탐색하기 시작한 1960년대 후반의 '천·지·현·황' 시리즈와, 생명에 대한 관심을 본격적으로 형상화한 1970~80년대의 '태'연작이 전시돼 있다. 이어 생명의 뿌리를 찾아가는 기나긴 여정에서, 모든 것을 비우고 버림으로 또다시 포용할 수 있는 열린 세계를 뜻하는 1990년대 이후의 'O' 시리즈까지 살펴 볼 수 있다.

'이브 65-8', 1965년, 청동, 35x35x80cm

'이브 65-8', 1965년, 청동, 35x35x8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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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는 특히 사실적 재현에서 벗어난 왜곡된 인체를 통해 인간의 본질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다. 거친 표면과 팔다리가 잘린 듯한 형상은 작가가 사춘기 시절에 겪은 전쟁의 참혹한 현장을 연상시킨다. 폐허를 딛고 일어서는 인간의 모습은 모든 것이 파괴된 상황 속에서 발현되는 생명에 대한 본능적인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천·지·현·황'의 경우, '이브' 성공 이후 작가가 서구식 조각 교육의 바탕에서 탄생한 인체 조각에 한계를 느낄 당시 "한국 조각을 하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가지고 한국 땅에서 자생한 조형언어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태'와 'O' 시리즈 등 대형조각 시리즈는 청동주물 제작 이전 상태의 석고원형을 완성작과 함께 전시해 작업과정을 입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

미술관 관계자는 "회화 등 주류 분야에 비해 기반이 취약했던 조각계에서 독자적인 조형언어를 구축하고, 후진양성과 한국 조각 발전에 힘써 온 최만린을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4년 만에 열리는 조각 기획전인 만큼, 조각 분야를 활성화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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