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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의 마술사 '양 마오웬'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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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마오웬(Yang Maoyuan). 작품은 '시간의 흔적'(Trace of the time, 2007-2008).

양 마오웬(Yang Maoyuan). 작품은 '시간의 흔적'(Trace of the time, 2007-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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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탕웨이(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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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속한 타클라마칸 사막을 4년간 '기록'한 화가 양 마오웬(Yang Maoyuan). 그는 대학 시절인 20여년 전 중국에서 러시아, 중앙아시아로 뻗어가는 기찻길이 도대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궁금했다. 당시 베이징에서부터 허난성, 신장까지 일주일간의 여행길에 나선 그는 고대 비단길(실크로드)인 사막 주변과 오아시스 마을에 깊게 매료당했다.

이후 전업 작가가 된 그는 다큐멘터리를 찍으러 다시 사막을 찾았다. 그 때 희귀한 경험을 하게 됐다. 분명 왼쪽에서 신기루를 봤는데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똑같은 형상의 신기루가 오른쪽에서 보였다. 이 경험을 계기로 화가는 평생 태양광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리고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태양광의 색온도를 기록해 나갔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틈틈이 사막을 찾아 수집한 '태양광 색깔'은 지금까지 그의 작품 하나하나에 스며 있다.
중국 현대미술 대표 작가 중 한 명인 양 마오웬이 국내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있다. 사막의 빛을 색으로 기록한 작업부터, 자신의 작업실을 빛의 방향과 온도에 따라 페인트칠해 사진으로 담아낸 작품, 빛의 색깔로 그려낸 영화배우 탕웨이와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의 초상화 등 회화 작품과 석가모니, 비너스 두상을 원형으로 구성한 조각 등 총 29점을 선보이고 있다.

회화작품에서의 '색온도'는 빛의 온도를 색으로 변환한 것으로, 온도가 높아지면 푸른색, 낮아지면 붉은색을 띤다. 작가는 색온도와 함께 자신의 감정 또한 색으로 입혀 캔버스 위에 풍경과 초상을 그려냈다. 둥글게 표현한 그리스 조각이나 불상에 대해 그는 "사막 여행 중 중국의 서쪽, 아랍과의 경계지역에서 마주한 유적지를 보면서 동ㆍ서 이원론이 아닌 핵심을 가로지르는 원리를 찾고 싶었다. 가장 유기적인 '원'의 형태로 표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타클라마칸 사막이 자리한 신장 위구르 지역은 지금은 모래로 뒤덮인 폐허만 남아 있지만 그 유적들은 화려한 실크로드의 명성과 융성했던 문화를 추정케 해 주는 곳이다. "수천년 전 실크로드를 통해 유라시아와 아시아의 문화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는 것이 놀라웠다"는 작가는 지금은 소수민족들의 분리ㆍ독립 운동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만 여겨질 뿐 과거와 같은 동서간의 교류를 보기 힘들게 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작품 속에 담아내고 있다.
양 마오웬은 2002년 중국 현대미술상을 수상한 후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중국관을 대표한 5인 작가 중 한 명으로 활약한 바 있다. 그는 오는 6월 2회째 열릴 '신장 위구르 비엔날레'에도 참여 작가로 작품을 출품한다. 전시는 5월10일까지. 서울 종로구 팔판동. 갤러리 인. 02-732-4677.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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