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의 혁신기업으로 꼽히는 테슬라는 지난달 초 50억달러를 투자해 6500명을 고용할 수 있는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건설, 2017년부터 전기차에 쓰일 배터리를 직접 대량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테슬라의 계획대로 2017년부터 새 공장에서 배터리 생산을 시작하려면 적어도 올해 안에 부지를 선정해 착공해야한다. 현재 텍사스주, 네바다주, 뉴멕시코주, 애리조나주 등 4개 지역에서 부지 선정 막바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주 정부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 할 수 있는 대규모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환영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배터리와 자동차 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굳이 50억달러를 투자하면서까지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세울 필요가 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마틴 빈터콘 폴크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의 결정을 정말 이해할 수 없다"면서 "현재 배터리 공급망은 충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하이파워인터내셔널의 헨리 순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테슬러의 계획을 듣자마자 엘런 머스크 테슬러 CEO는 정말 못할 게 없는 '수퍼맨' 같은 존재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그러나 두 번째로 든 생각은 배터리 공장 건설에 대한 우려"라고 말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협력사로써 최근 테슬라로부터 기가팩토리 건설 투자 참여를 제안 받았지만 선뜻 결정을 못하고 있다. 스가 가즈히로 파나소닉 CEO는 최근 "우리가 현재 진행하는 투자 보다 기가팩토리 투자 참여가 훨씬 위험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아직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네비건트 리서치의 샘 자페 배터리 담당 컨설턴트는 "고객사들 대부분이 테슬라가 왜 이렇게 큰 공장을 설립하려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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