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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 김희애 유아인 피아노 연탄곡 '슈베르트 판타지'어떤 사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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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애와 유아인의 손이 서로를 스친다. (출처: JTBC '밀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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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밀회’ 김희애와 유아인의 피아노 연주가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18일 방송된 JTBC ‘밀회’ (극본 정성주ㆍ연출 안판석)에서는 오혜원(김희애 분)과 이선재(유아인 분)가 함께 피아노 연탄곡(한 대의 피아노를 두 사람이 함께 치며 연주하는 곡)을 치는 장면이 등장했다.
"하나만 더 치면 안될까요?"라는 말에 혜원과 선재가 함께 연주한 곡은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의 ‘네 손을 위한 판타지 바단조 (Fantasie in F Minor for Piano Four-Hands, D.940)’이다. 이 장면에서 두 사람은 몇 마디 말도 없이 피아노 연주만으로 서로 뜨거운 교감을 나눴다.

이 곡은 슈베르트가 1828년에 1월에 작곡을 시작해 3월에 완성했다. 슈베르트가 같은 해 11월19일에 31살의 나이로 요절하면서 판타지 바단조는 그의 후기 역작으로 남았다.


슈베르트가 짝사랑하던 캐롤린에게 헌정한 ‘사랑의 판타지’
슈베르트는 이 곡을 캐롤린 에스터하지(Karoline Esterhazy) 백작부인에게 헌정했다. 슈베르트는 1824년 여름부터 캐롤린에게 피아노를 가르쳤다. 슈베르트는 캐롤린을 '평생의 사랑'이라고 표현했다.

영국 음악잡지 '그라모폰'은 이 곡에 "느린 악장의 중심에는 두 연주자의 유혹적인 대화, 오페라적인 사랑의 듀엣이 있다"는 해설을 달았다.

슈베르트 해석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 미츠코 우치다는 이 작품에서 두 연주자의 손이 가까운 것을 지적하면서 "손가락들은 계속해서 서로를 스친다. 여기에는 사랑에 대한 갈망이 담겨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이날 방송된 '밀회'에서도 스승과 제자의 연주보다는 연인 간의 연주가 훨씬 어울렸다. 이렇듯 '슈베르트 판타지'에는 사랑의 열정이 담겨있다.

▲모리트 폰 슈빈트(Moritz von Schwind)의 그림 '슈베르트의 밤과 요세프 폰 슈폰(Ein Schubert-Abend bei Josef von Spaun)'. 슈베르트가 피아노를 치고 있고. 벽에 걸린 초상화에 캐롤린의 모습이 담겨있다.

▲모리트 폰 슈빈트(Moritz von Schwind)의 그림 '슈베르트의 밤과 요세프 폰 슈폰(Ein Schubert-Abend bei Josef von Spaun)'. 슈베르트가 피아노를 치고 있고. 벽에 걸린 초상화에 캐롤린의 모습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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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뤄질 수 없는 사랑 '비극의 판타지'

'밀회'에서 혜원과 선재의 사랑에는 장애물이 존재한다. 돈, 지위, 명예 등 각종 사회적 지위의 차이가 둘의 사랑을 가로막는다. 선재는 어려운 형편에 퀵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간다. 반면 혜원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연봉, 으리으리한 집에 가정부까지 두고 있다.

슈베르트도 찢어지게 가난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백작부인' 캐롤린과의 사랑은 불가능했다. 아마도 슈베르트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을 관계의 이상을 사랑의 듀엣에 담았으리라.


난이도 극상의 듀엣

19세기 초 빈에서는 '가정용' 음악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집에는 보통 한 대의 피아노가 있다. 다수의 피아노 연주자가 있지만 그들은 보통 아마추어이다. 당시 음악 연주에는 사교적 의미가 컸다. 이에 연주하기에 어렵지 않고 듣기에도 가벼운 연탄곡이 많이 작곡되었다. 슈베르트의 이런 요구에 부응하는 연탄곡을 많이 작곡했다.

그러나 바단조 판타지는 어렵기로 유명하다. 이 작품은 일류 연주자에게도 어려운 곡이다. 슈베르트 작품 중에서도 해석의 깊이와 집중을 요한다. 아마 아마추어인 캐롤린은 이 판타지를 실제로 연주하지 못했을 것이다.

'밀회'에서는 이 곡을 사용해 선재의 천재성을 드러냈다. 동시에 김희애의 못 이룬 꿈에 아쉬움을 느끼게 하고, 두 사람의 환상적인 호흡에 경이를 표하게 했다.


'자유로운' 판타지 형식. 그러나 자유롭지 않다.

'판타지(환상곡)'는 형식이 자유로운 곡에 쓰이는 말이다. 그러나 슈베르트 판타지 바단조는 ▲알레그로 몰토 모데라토(Allegro molto moderato) ▲라르고(Largo) ▲스케르초(Scherzo. Allegro vivace) ▲피날레: 알레그로 몰토 모데라토(Finale: Allegro molto moderato)의 4개 악장의 소나타 형식을 취하고 있어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이 곡이 '판타지'인 것은 슈베르트가 악장의 차이를 드러냄과 동시에 이를 유려하게 통합시켰기 때문이다. 4개의 악장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어 20분간 끊임없이 연주된다.

한편, 각 악장의 분위기와 조성을 살펴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화성이 조화를 이룬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슈베르트의 천재적인 작곡 실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러한 형식적 이중성, 이질적인 조성의 통합은 '밀회' 남녀 주인공의 내면적 불안과 갈등을 표현하는 데 있어 이보다 더 적합할 수가 없다.


'밀회'에서 김희애와 유아인의 슈베르트 판타지 연탄곡을 접한 네티즌은 "김희애와 유아인의 숨막히는 호흡이 인상깊었다" "밀회 피아노곡에 이런 사연이 있었구나" "밀회 음악이 너무 좋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이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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