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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쌍용차 회계조작 여부 재검증 돌입

최종수정 2014.02.16 17:43 기사입력 2014.02.1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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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유형자산 손상차손 과대계상 판단
회계 전문가들 "법원 판결 오류"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금융감독원이 법원의 쌍용자동차 회계조작 판결과 관련해 재검증작업에 들어갔다.

앞서 금감원은 2011년 쌍용차 의 2008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리를 실시한 결과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서울고법이 지난 7일 쌍용차 정리해고 무효 확인 소송 2심 판결에서 당시 쌍용차의 유형자산 손상차손이 과다하게 계상됐다고 판단하자 금감원이 다시 분석해 보기로 한 것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16일 "당시 쌍용차의 유형자산 손상차손을 간접적인 방식으로 검증한 결과 재무제표상 수치보다 80억원 가량 적게 나오긴 했지만 별도의 조치를 취할 정도의 금액 차이는 아니었다"며 "이번에 2심에서 판결이 뒤집힌 만큼 다시 분석작업을 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심과 2심 판결이 갈렸고 법원이 선정했던 전문 감정인(최종학 서울대 교수)도 유형자산 손상차손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었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판결이 다시 바뀔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쌍용차의 2008회계연도 재무제표상 유형자산 손상차손은 5176억원으로 계상돼 있다. 당시 외부감사를 맡았던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쌍용차의 매출 급감으로 인해 유형자산에서 영업손실이나 현금 유출이 발생하고 이런 상황이 미래에도 지속될 것으로 판단해 유형자산에 대한 손상차손을 인식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이를 쌍용차 측이 받아들였던 것이다.

유형자산 손상차손이란 토지와 건물, 생산설비 등 유형자산의 회수가능액(순현금흐름 현재가치)이 장부상 금액보다 적을 경우 그 차액을 회계장부에 손실로 반영하는 것이다. 순현금흐름 현재가치는 공헌이익에서 고정원가를 뺀 다음 매각예상가액을 더해 계산한다.

즉 장부상 가치는 100으로 적혀 있는데 생산이 안돼 놀고 있는 설비의 실제 가치가 10에 불과해 기존 장부가치를 실제 가치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바로 유형자산 손상차손이다.

안진회계법인이 산정한 결과 체어맨을 제외한 전 차종의 순현금흐름 현재가치가 장부가액에 크게 미달하거나 마이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차량을 계속 생산해봐야 적자만 더 쌓인다는 의미다.

2009년 쌍용차의 경영정상화 방안 검토보고서를 작성한 삼정KPMG는 이 유형자산 손상차손 등을 바탕으로 쌍용차의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결국 당시 전체 근로자의 3분의 1이 넘는 2646명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계획의 근거가 됐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또 법원은 쌍용차가 신차 개발은 반영하지 않은 채 기존 차량을 단종 시킨다는 가정 하에 유형자산 손상차손을 계산한 점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기존 차량을 단종 시키지 않고 계속 생산한다고 가정하면 유형자산 손상차손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회계 전문가들은 법원의 논리대로 유형자산 손상차손을 계산할 경우 오히려 더 손실 규모가 커진다고 주장한다.

국내 유수 대학 회계학교의 한 교수는 "법원이 쌍용차 회계장부를 조작이라고 판단한 주요 근거는 기존 차량은 단종 시키면서 신차종 개발은 반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단종 차량은 적자가 나고 있었기 때문에 단종을 안 하면 오히려 적자가 커진다"며 "단종을 시키지 않으면 수명이 끝나는 생산설비를 새로 도입해야 하는데 비용에서 적자가 난다"고 말했다.

신차 개발 부분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신차를 개발해서 생산하려면 5000억~6000억원 가량의 돈이 들어가야 되는데 당시 쌍용차는 그런 돈이 전혀 없었다"며 "나중에 쌍용차가 신차를 개발하긴 했지만 이는 구조조정 및 채권단 자금 지원 등을 전제로 한 미래의 일이었고 당시로서는 수익이 날지 모르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형자산 손상차손이 회사의 유동성 악화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형자산 손상차손 규모가 소폭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회계 전문가 입장에서 누가 봐도 손상차손을 계상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이는 회사가 망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망하는 것은 근로자들의 임금을 못 주고 부채를 갚지 못하기 때문이지 장부상 수치인 유형자산 손상차손이 커진다고 해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 교수는 "법원이 유형자산 손상차손의 개념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잘못 판단한 것 같다"며 "이번 재판에서 유형자산 손상차손이 이슈가 될 이유도 없다"고 부연했다.

안진회계법인도 지난 10일 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 자료에서 "법원의 판결 중 재무건전성 관련 내용이 일부 사실과 다르다"며 "유형자산 손상차손이 쌍용차 인력 구조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안진회계법인은 "당시 쌍용차가 실시한 인력구 조조정 등 경영정상화 방안은 유동성 위기와 재무건전성 위기, 수익성 및 효율성의 위기 등 다방면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일반적으로 정리해고의 필요성은 과거 재무제표가 아니라 미래의 현금흐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삼정KPMG의 경영정상화 방안 검토보고서상 인원 삭감 규모도 미래 생산량 기준 및 최적의 생산성 수준 등을 고려해 산정된 바 유형자산 손상차손은 정리해고 인원 산정에 영향을 주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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