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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1년차 '구속', 2년차 ‘석방’, 재벌 길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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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1일 집행유예로 석방되면서 집권 초기 정권의 기업 길들이기가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노무현, 이명박 정권에서 진행됐던 집권 1년차 총수 구속에 이은 2년차 석방의 관례가 박근혜 정부들어서도 재현되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들어서는 그 대상과 범위과 확대됐다. 재계는 정권들이 출범 초기 '표적 수사-구속-집행유예' 라는 '채찍과 당근'으로 재벌과 기업에 대한 길들이기 시도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박근혜 정부의 경우 집권 1년차인 지난해 재벌 총수들의 구속 러시가 이어졌다. 법원은 2012년 8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김승연 회장을 법정 구속한 것을 계기로 대기업 오너 비리에 엄정한 잣대를 적용해 왔다.

지난해 1월에는 465억원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으나 지난해 9월 2심에서는 징역 3년6월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사기성 어음발행혐의를 받던 구자원 LIG그룹 회장도 지난해 9월 78세라는 고령임에도 법정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CJ그룹 이재현 회장도 지난해 7월 검찰은 세금을 포탈하고,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당시 법조계와 재계 안팎에서는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이라는 이른바 '재벌 양형 공식'이 깨졌다는 얘기가 나왔다

경제민주화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엄중한 잣대를 들이대던 대기업 총수에 대한 법원의 엄벌주의 기조는 집권 2년차 들어 무뎌졌다.

구속중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구자원 LIG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모두 집행유예로 석방되자 재계는 과거 정권 때 마다 반복되는 재벌 길들이기가 재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정권에서도 재벌 길들이기 시도는 있었다. 대기업과 대립 관계를 보였던 노무현 정권때는 집권 1년차인 2003년 최태원 회장을 SK글로벌 분식회계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최 회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뒤 같은 해 2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이명박 정권 1년차인 2008년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 비자금 특검수사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문제는 정권의 반복되는 재벌 길들이기로 기업들이 심각한 총수 리스크를 겪고 있다는 데 있다.

한화는 545일간의 총수 부재로 그간 그룹 경영이 올스톱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화는 지난해 4월 '비상경영위원회'를 출범시킨 뒤 총수 부재에 따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 왔지만, 재무 및 신규 투자 사업에 큰 차질을 빚었다.

국내 건설 역사상 최대 수주로 평가받는 이라크 신도시 건설 사업은 물론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태양광 사업도 난항을 겪어왔다. 그룹 전체 계열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8% 줄었으며 같은 기간 누적순이익은 37%나 쪼그라들었다.

재계 관계자는 "정권 때 마다 반복되는 재벌 길들이기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져야 기업들이 맘 놓고 경영에 몰두할 수 있을 것"이라며"기업들이 총수 부재라는 경영 공백에서 벗어나 신규 투자 등 경제 활성화에 총력을 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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