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캄보디아 하천개발사업에 장기저리 지원


[아시아경제 최창환 대기자] "삶이 바뀌었어요. 사람들이 밤이면 강가로 쏟아져나와 춤도 추고 산책도 하고 제방을 따라 뛰기도 하죠."

"홍수 걱정 안 하는 게 가장 좋아요. 물에 한 번 잠기면 한 달씩 가기도 했는데 그런 걱정이 없어졌어요."


지난 4일 만난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주민들의 얘기다. 그들은 예전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다. 메콩강 서쪽에 지난달 우리 자본과 기술로 길이 12.3km의 제방이 완공되면서 생긴 변화다. 비엔티안의 메콩강 주변은 몰려나온 주민과 관광객으로 문화의 중심지, 관광의 중심지, 상업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한국과 한국인이 고맙습니다." 반야파 지역에서 60년간 살면서 4차례의 대홍수를 겪은 주민 블롬 캄송푸는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동남아 삶의 질 바꿨다…도움주는 나라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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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시엠레아프강은 앙코르와트가 토해내는 모든 것을 배출하는 통로다. 세계 7대 불가사의를 찾는 관광객이 연간 350만명에 달한다. 관광객과 주민들이 배출하는 생활하수는 시엠레아프강이 견디기에는 너무 많았다. 주민이 식수와 농업용수로 사용하던 시엠레아프강은 날로 썩어갔다. 변화가 시작됐다. 한국의 자금과 금호건설의 기술로 시공된 하수처리시설과 하천 정비사업이 오는 6월 완공된다. 벌써부터 정비된 강변에는 멱을 감는 아이들과 투망으로 물고기를 잡는 어른들이 이어졌다. "한국의 도움으로 주민들이 위생상태가 좋아지고 관광여건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 6일 만난 캄보디아 정부의 공사감독관 세이 피젠다의 설명이다.


라오스와 캄보디아에 지원된 정부자금은 공적개발원조(ODA) 중 장기 저리로 지원되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재원이다. 메콩강 종합관리사업은 3700만달러를 연 0.5%에 30년 상환조건으로, 시엠레아프 하수처리 및 하천 정비사업에는 3000만달러를 연 0.01%에 40년 상환조건으로 제공했다. 정부는 EDCF자금을 우리 기업이 공사에 참여해야 하는 조건부차관으로 제공하고 있다.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서다.


메콩강 종합개발사업의 설계와 감리는 국내업체 이산이 담당했다. 김호식 이산 전무는 "사업성공으로 베트남, 미얀마 등 다른 지역에서 사업기회가 열리고 있다"면서 "시공사가 아닌 설계용역업체의 해외진출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지만 이제는 현실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산은 이미 아시아개발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베트남 북부도로공사의 설계 감리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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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코네 라오스 재무부 국장은 "교육 등에 지원되는 인도적인 무상원조와 달리 효율적으로 운영돼야 하는 도로, 발전소 등의 사업은 유상원조가 더 적합할 수 있다"며 EDCF자금을 선호했다. 또 자국인들에게 공사관련 기술이 많이 전수되길 원했다. 이종복 수출입은행 프놈펜사무소장은 "한국의 경우 우리 기업이 참여하도록 조건을 걸지만 대부분의 공사자재와 인력을 현지에서 조달하기 때문에 기술이전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이 들어오는 것이 인력까지 몽땅 자국에서 데려다 쓰는 중국보다 현지인들의 일자리 마련과 기술전수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허남철 수출입은행 경협기획실 부부장은 "유상원조지만 이자율이 낮고 장기상환을 하기 때문에 원금의 절반 이상을 그냥 주는 것과 유사한 효과가 있어 더 많이 받기를 원한다"면서 "우리 기업들의 해외진출도 돕고 사업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서 공공원조를 기반으로 민간자금이 함께 투자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엔티안(라오스)·시엠리아프(캄보디아)=최창환 대기자 choiasi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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