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유럽연합(EU)이 전력시장 통합을 위한 큰 걸음을 뗐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유럽 15개 국가를 대상으로 전력 공급 계약을 위한 첫 공동 경매가 실시됐다. 유럽의 전력 관련업체들이 자국이 아닌 15개 국가를 대상으로 전력 공급 계약을 따낼 수 있는 장이 마련된 것이다.

15개 대상 국가에는 독일·프랑스·영국·네덜란드 등 EU 주요국들이 포함됐다. 이들 15개 국가는 유럽 전력 수요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마켓 커플링(market coupling)'으로 명명된 이번 경매는 1990년대 전력산업 민영화 붐 이후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물론 전력회사들은 그동안 다른 국가에도 전기를 공급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공급망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비용을 지불행야 했다. 국가별로 서로 다른 법 체계도 업체들에 비용 부담이 됐다.


이번 마켓 커플링을 통해 15개 국가를 대상으로 표준화가 이뤄짐에 따라 업체들은 비용을 줄이면서 더 큰 시장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같은 EU 회원국이지만 현재 독일의 전기 요금은 1메가와트(1시간)당 35.98유로인 반면 영국은 53.88유로 수준으로 가격차를 보이고 있다.


EU는 이번 마켓 커플링을 통해 회원국 간 전기요금 격차가 줄고 EU 경쟁력 재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의 전기 요금은 2012년까지 5년간 26% 상승했다.


EU 산하 에너지조정협력국(ACER)은 "이번 경매는 유럽의 국가별 전력 가격차를 줄이고 전력 공급을 좀더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ACER측은 이번 커플링 경매를 통해 경쟁이 유발돼 더 나은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며 궁긍적으로 소비자들이 싼 가격에 전기가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U는 15개 회원국의 전력 공급·수요 시장을 연결함으로써 최대 연 40억유로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귄터 오팅어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조각조각 나뉘어진 유럽 에너지 시장은 곧 과거가 될 것"이라며 "마켓 커플링은 유럽 소비자들에게 분명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약 10년 전부터 전력시장 통합을 추진해 왔다. 초기에 독일과 프랑스, 오스트리아, 베네룩스 3국(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을 중심으로 통합 논의가 진행됐으며 이후 영국과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가 참여하면서 북서 유럽 국가들이 모두 참여하는 형태로 발전했다. 지금은 동유럽의 폴라드와 발틱 3국(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까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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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ER에 따르면 스페인과 포르투갈도 오는 5월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어 그리스와 슬로베니아가 연말에 참여할 예정이다.


하지만 당초 목표로 했던 연말까지 28개 EU 회원국 모두가 참여한다는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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