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만학 꿈꾸는 한글학교 운영~주민들 큰 호응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9개 읍·면 27개 경로당에서 열려"
[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 “자, 따라해 보세요. 가, 나, 다, 라...”
여느 유치원에서 들릴 법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곳은 전남 함평군 손불면 양재리 양재경로당. 반백의 머리에 자글자글한 주름을 한 할머니 15명이 모여 한글을 배우고 있다.
한 글자라도 놓칠세라 또박또박 따라 읽는 모습에서 열의가 느껴진다.
“내 이름 세 글자를 쓸 줄 아는 게 소원이지”
올해 팔순을 맞이한 이막동 할머니는 연필을 꼭 쥐고 공책에 ‘ㄱ’자가 들어간 글자에 동그라미를 치며 말했다.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부모님이 ‘막동’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는 이 할머니는 지금이라도 공부하는 것이 좋다며 연신 싱글벙글이다.
“그런데 자꾸 까먹어서 탈이야.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니...”.
옆에서 공부하던 조점례(84) 할머니가 한 마디 거든다. 지금껏 글자를 몰라도 사는 데 불편이 없었다 면서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공부에 참여하고 있다.
할머니들이 한글공부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함평군이 배움의 기회가 없어 한글을 배우지 못한 어르신들을 위해 한글학교를 열었다.
9개 읍·면 27개 경로당을 대상으로 9명의 강사가 순회하며 모두 282명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군은 올해 3월에 첫 사업이 마무리된 후 오는 11월에도 새로이 개설할 예정이다.
김규준 함평군 주민복지실장은 “한글교실이 어르신들의 배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며 “처음 시작한 한글학교가 호응이 높아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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