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는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다. 그는 생전에 자신의 그림에 대해 한 번도 설명한 적이 없고 인터뷰도 응하지 않았다. 사생활마저 베일에 싸여 있기는 마찬가지다. 사후 50여년이 지나서야 재평가가 이뤄졌다. 그런 까닭에 클림트와 그의 작품은 신비스러운 아우라를 지녔다.
실레는 급진적인 표현주의자다. 그의 작품은 죽음에 대한 공포, 내밀한 관능적 욕망, 인간의 실존적 고뇌로 점철돼 있다. 의심과 불안에 싸인 육체를 왜곡되고 뒤틀린 형태로 거칠게 묘사한 작품들이 많다. 초기에는 클림트를 연상시키는 그래픽 같은 양식을 선보였으나 후기에는 클림트의 영향에서 벗어나 점차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했다.
한국하이든문화재단과 오스트리아의 트윈박물관은 '구스타프 클림트·에곤 실레' 전을 18일부터 오는 3월10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 베이징에서도 중국 정부와 오스트리아 대사관 주관으로 클림트 레플리카 전시회가 진행 중이다. 클림트 레플리카전은 오스트리아 문화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베이징뿐만 아니라 하노이, 모스크바, 도쿄, 대만, 할리우드 등 전 세계 도시에서 열린 바 있다. 다만 에곤 실레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화려하게 구성한 건 서울 개최가 처음이다.
따라서 오스트리아 측이 서울 개최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려고 애쓴 점은 충분히 인정할만한 대목이다. 갈수록 원본의 해외 전시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레플리카전이라고 해서 크게 서운할 것도 없다. 레플리카는 색감, 크기 등 모든 면에서 원본과 동일하다. 작품을 보유한 레이폴드 박물관 원본의 보증서도 첨부돼 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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