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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공천제 없애자" 말못하는 與 속사정

최종수정 2014.01.13 12:39 기사입력 2014.01.1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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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은석 기자]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가 맞는 방향이다. 그건 내 소신이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사로 꼽히는 한 중진 의원은 13일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공천은 유지하고 기초의원만 폐지하자'고 주장하는 데 대해 "우리 정부가 비정상의 정상화를 주문하고 있다"면서 "약속한 것부터 지키는 문화를 만드는 게 정상화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이 같은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잖이 부담스러워했다.

이처럼 새누리당에서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의원을 찾기 어렵다. 비주류인 이재오 의원이 지난 8일 당 공식회의에서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회 정당공천제 폐지'를 요구하며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공약한 사항이다. 돈이 안 드는 공약인 민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정치불신을 자초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게 전부다.

새누리당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지지했다. 지난해 4ㆍ24 재보선에서는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을 강조하며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선거에 공천을 하지 않았다. 황우여 대표는 선거가 끝난 뒤 "대선공약을 지키려고 무공천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결과적으로 좋은 성과가 나타나 역시 국민과의 약속을 중시하는 새누리당의 진심을 국민께서 다시 한 번 손을 잡아 주셨다고 생각한다"는 자평까지 했었다.

지난해 7월4일에는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가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를 포함한 공천제도 개혁안을 건의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은) 공천제 폐지를 약속했기 때문에 폐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 여야가 의견 수렴 절차와 후속 협의를 빨리 진행해 9월 정기국회 중 입법 조치를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의 입장은 최근 돌변했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지난 5일 "대통령 공약이지만 당내 이견이 많다"면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고 말을 바꿨다.

당내 속사정은 복잡해 보인다. 당장은 정당공천 폐지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이 '현역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6ㆍ4 지방선거를 유리하게 치를 수 있다. 여기에 지역 의원들이 지역구 관리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더해 있다. 새누리당의 핵심 당직자는 "기초단체장 컨트롤이 안 될 경우 의정활동부터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며 "이들은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어 의원들은 공천제 폐지를 꺼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12일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를 이번 선거에서만 한시적으로 폐지하자"며 압박수위를 높였다. 새누리당의 고민은 점점 깊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이렇다 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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