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만회(挽回)'. 올해 KB금융그룹의 경영전략을 관통하는 건 이 한 마디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연이은 사고와 우리투자증권 인수 실패로 체면을 구긴 KB는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경영'을 올해의 목표로 삼았다.
강하고 튼튼한 리딩금융그룹으로 가자면, 뿌리째 흔들리는 신뢰부터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봤다. 연초부터 외부전문가를 영입해 '조직문화 쇄신위원회'를 가동하는 것도 같은 이유때문이다.
이런 목표를 실현할 구체적인 실천계획으로 KB는 '4대 경영방향'을 정했다. 첫 번째는 내실성장을 통한 자산 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이다. KB 관계자는 "우량대출과 신용카드 가입자 확대를 통해 소매금융의 규모를 키우겠다"고 했다. 기업금융에서도 포트폴리오의 질을 높이는 데에 주력할 계획이다.
핵심 예대업무와 자산관리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원가가 낮은 예금을 늘리고, 신용도에 따라 대출금리를 세분화하는 방식으로 돈 샐 틈을 막겠다는 의미다. 계열사간 팀플레이로 통합 자산관리를 원하는 고객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근본적인 비용 줄이기 작업도 시작됐다. KB는 저성장·저금리·규제강화를 업황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이런 환경 아래선 비용관리 외엔 답이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회성 예산줄이기로는 경비 절감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임금체계 개선과 인력운용의 효율화, 채널 경량화 및 재배치, IT 부분의 비용구조 개선 등을 통해 획기적으로 경상경비를 줄이기로 했다.
KB는 더불어 인수합병(M&A)에도 다시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윤웅원 최고재무책임자(CFO)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비은행부문의 자체 성장을 위한 노력과 함께 M&A를 통한 성장 기회도 지속적으로 모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증권, 보험업권의 경쟁력 있는 회사들이 주 관심 대상"이라고 밝혔다.
KB는 아울러 주요 고객인 중소기업과 소호 고객을 중심으로 기업의 성장 단계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국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경영컨설팅 등 비금융서비스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소호전용 특화 프로그램 개발로 상권 분석과 세무 정보까지 제공하는 통합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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