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말레이시아 언론 더 스타와 일본 닛케이 아시안 리뷰에 따르면 아세안 역내에서는 아세안 파워 그리드(ASEAN Power Grid)라는 이름으로 2020년까지 모두 40억달러를 투자하는 전력망 연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사라와크주에서 생산한 전력을 인도네시아 서 칼리만탄주에 판매하기로 하고 송전선 공사를 벌이고 있다. 사라와크주와 서 칼리만탄주는 모두 보르네오섬에 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잇는 275㎸ 송전선 구간은 약 130㎞에 이르고 지난해 초 착공돼 올해 완공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사라와크주는 새로 240만㎾ 용량의 바쿤 수력발전소를 가동하면서 전력에 여유가 생겼다. 반면 인도네시아 서 칼리만탄주는 전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이 PT PLN에 83㎞ 구간 공사 비용으로 차관 4950만달러를 제공했고 나머지 45㎞구간에 대해서도 차관을 준비 중이라고 알려졌다. 전체구간 공사에는 1억6000만여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추산된다.
말레이시아 사라와크주에는 현재 944㎿ 용량의 무룸 수력발전소가 공사 중이다. 무룸 수력발전소는 올해 3분기부터 가동된다. 여기서 생산된 저렴한 전력은 사라와크주 도시 빈툴루에 있는 사마라주공업단지에 공급되고 나머지는 전력망 연계를 통해 브루나이에도 제공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잇는 다른 프로젝트는 수마트라섬에 지어질 100만㎾ 석탄발전소를 해저 송전선을 통해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로 연결하는 것이다. 해저 송전선 건설 비용은 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메콩강을 낀 태국, 라오스, 베트남 중에서 라오스는 산악지대가 많아 수력발전이 유리하고 실제로 발전량이 많다. 그래서 라오스는 '동남아의 발전소'라고 불린다. 라오스는 현재 태국과 베트남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전력 판매는 라오스 외화 획득의 주요 원천이다.
태국과 베트남은 라오스를 통해 송전선을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렇게 하면 태국과 베트남도 서로 지역에 따라 남는 전력을 주고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신뢰성 문제에 가로막힌 상태다. 예를 들어 캄보디아는 현재 베트남에서 전력을 공급받는데, 베트남 송전선 장애로 인해 지난해 5월 프놈펜에서 대규모 블랙아웃(정전)이 발생했다. 이처럼 한 나라의 문제가 다른 나라로 번지는 위험을 줄이려면 아세안 전체 전력망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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