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00장 들여왔는데 다 나갔어. 언니가 이번에 늦었어. 전국방방곡곡을 돌아봐도 구할 수 없을 거야."
젊은 여성들이 모피제품을 사기 위해 동대문 광희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브랜드와 서비스를 중시하는 젊은 여성들이 가격 등의 '실용'을 최우선으로 놓고 시장으로 오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이 백화점 판매가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품질에 큰 차이가 없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먼 서울 나들이도 예사다. 동대문도 비껴가지 못한 내수침체가 이곳만은 예외다.
이날 광희시장에서 본 고객 대부분은 20, 30대 여성이다. 빽빽하게 이어진 매장 곳곳에서 모피를 싸게 사기 위해 모여든 개인 고객과 온라인 쇼핑몰ㆍ공동구매 운영자가 여기저기서 흥정을 벌이고 있다.
도매시장이라 밤 9시부터 개장하는데 물건을 사러온 소매 고객도 많았다. 남편과 함께 매장을 찾은 이혜진(32)씨는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모피제품은 가격대가 너무 높아 살 엄두가 안 난다"면서 "지인의 추천으로 광희시장에 왔는데 유행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디자인이 세련되고 품질도 좋은 것 같아 부모님 선물도 함께 샀다"고 말했다.
목도리 가격은 길이에 따라 다르지만, 밍크 15만~25만원, 세이블 26만~40만원 선이다.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80만~500만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밍크 코트는 350만~600만원 선이다. 광희시장 매장 운영자들은 대부분 미국이나 북유럽에서 경매를 통해 밍크와 세이블 등의 원자재를 들여온다고 한다.
D매장을 운영하는 이정민(45·가명)씨는 "고객들이 백화점에서 보고 와서 비슷한 제품을 찾아달라고 한다"면서 "이 밍크코트는 450만원인데, 백화점 가서 확인해보면 1500만원은 달라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 백화점 브랜드 제품은 인건비, 광고비 등으로 나가는 비용이 많아 가격이 높다"면서 "우리는 직접 공장을 운영해 모피 가격에 직원 월급만 넣어 판매하니까 가격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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