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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양파 때문에 인도 서민들 뜨거운 눈물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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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눈에 매운 양파 때문에 인도 서민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주식인 양파가격이 급등하면서 지갑이 쪼그라들어서 걱정이 태산이기 때문이다. 중앙은행도 물가상승률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인도에서 양파는 카레를 비롯한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간다. 12억4000만 인구 중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8억명은 양파를 유일한 반찬으로 삼고 있는데 값이 올라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맨밥만 먹어야 할 지경이다.

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양파도매가격지수는 올해만 155% 올라 820.5를 기록했다. 기준연도인 2004년 이 지수는 100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8년 사이에 8배 이상 오른 셈이다. 매년 100%씩 올랐다고 볼 수 있지만 지난 1년 사이에 네 배나 올랐다는 게 문제다.

이렇게 오르니 양파를 비롯한 식품가격 전체가 다 올랐다. 지난 9월에만 식품 가격이 19% 올랐다. 인도인들이 양념으로 삼는 고수(코리앤더)가 29%, 인도에서 주로 재배하는 바스마티 쌀이 40% 올랐다. 이 때문에 인도의 야채 시장에서는 서로 양파를 사겠다고 드잡이를 하는 모습이 인도 현지 언론에 심심찮게 보도된다. 인도인들이 땅을 치고 통곡하며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
양파를 비롯한 인도의 야채 값이 오르는 것은 인도 특유의 사정 때문이다. 농경지의 근 절반 정도가 물을 인공으로 공급하는 관개시설이 없어 하늘만 바라보는 천수답이다. 또 신선채소를 저장할 수 있는 저장인프라가 거의 없다. 산지에서 소비처까지 양파를 실어 나르기 위한 도로도 포장이 돼 있지 않아 가격상승을 부채질한다.

양파를 비롯한 채소와 우유와 계란 등 식품은 인도의 물가 지표인 도매물가의 47%를 차지한다. 도매물가는 9월 6.95%에 이어 10월 무려 7%나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9월 9.73%에 이어 10월 9.75% 상승해 10% 상승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더욱이 8월28일 달러당 68.80까지 떨어졌던 루피화 가치가 여전히 약세를 보이면서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이웃 나라에서 양파를 수입하더라도 인도의 양파 부족을 해결하기는 어려운 지경이다.

물가가 오르면 극빈층은 앉아서 소득을 뺐기는 것과 다름없어 사회에 불만을 표시할 수밖에 없다.

인도의 힌두 민족주의를 표방하는 인도인민당(BJP)이 1998년 총선에서 패배한 것도 양파값 급등이었던 만큼 총선을 앞둔 인도 정부는 바싹 긴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9월에 취임한 세계에서도 유명한 이코노미스트인 라구람 라잔 인도 중앙은행 총재도 밤잠을 설치고 있다.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성장률이 반토막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속만 썩이고 있는 형국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최연소 수석연구원을 지낸 라잔이라도 인도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약점 앞에 그는 다음 통화정책회의까지 계속 불면의 밤을 보내야 할 것 같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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