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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깜짝' 금리인하 배경은 '저물가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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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유럽중앙은행(ECB)이 7일(현지시간)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기준 금리를 종전 0.5%에서 역대 최저치인 0.25%로 낮춘 것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지난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뒤 동결기조를 이어오다 6개월 만에 다시 역대 최대치로 낮추면서 ‘제로 금리’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특히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하고 나서 가뜩이나 취약한 유로존 경제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미국의 경제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ECB가 독일의 반대에도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배경으로 유로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낮은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물가가 너무 낮아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회의 직후 “물가상승률이 2%에 근접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 때문에 통화정책은 오랫동안 경기부양적인 입장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0.7%를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ECB의 목표 물가 2%에 한참 못 미친다. 이같은 수치는 유로존에 부분적으로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실제 아일랜드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대비 0.1% 떨어지며 그리스와 함께 물가폭락 시대를 열었다. 네달란드 인플레이션도 9월 2.4%에서 지난달 1.3%로 하락했다.
아직까지 유로존은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에는 빠지지 않았다. 디플레이션은 소비와 투자, 실적이 줄고 다시 소비가 감소하는 악순화을 일으켜 경기를 위축시킨다. 일본 경제의 20년간 장기침체가 디플레이션의 단적인 사례다. 다만 드라기 총재는 일본과 비교를 거부했다. 그는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적자 축소와 저물가, 경상수지흑자 증가 등을 거론하며 “유로존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아마도 세계 최고”라고 자평했다.

유로존 경제는 지난 2·4분기 상당한 성장세를 보이며 침체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회복세에 대해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유로존이 급속한 성장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면서 "경제에 하방요인이 여전히 남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에선 깜짝 금리인하에 열광하다 유로존 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의 국채금리는 떨어졌고, 유로존 수출을 견인하던 유로화도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ECB에 유로화 강세와 디플레이션 위협에 대응하라고 압력을 넣어온 유로존 각국은 금리 인하 소식을 반겼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프랑스 재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디플레 우려를 제한하는 ECB의 조치를 환영한다"고 적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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