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국감] 이상일 "정부 SW관리 부실, 불법복제 위험 높아"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소프트웨어(SW) 불법복제 비율이 1% 미만이라는 정부 자체 조사 발표와 달리 정부 부처의 SW 불법복제 가능성이 높고 SW 관리체계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이상일 의원(새누리당)이 32개 정부 부처가 보유 중인 PC 수량과 SW 수량에 대해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PC 보유 수량과 필수 SW 보유 수량이 크게 차이가 났다.
이 경우 불법복제를 통해 사용하고 있거나 향후 불법복제할 위험성이 큰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근무 중 사용하는 한글이나 오피스(엑셀·파워포인트 등), 백신프로그램의 경우 보유 PC 수량과 비슷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사대상 기관 중 21개 부처는 보유 PC 수량에 비해 필수 소프트웨어를 적게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조사 대상 기관 중 6개 부처는 보유 PC 수량과 필수 SW 수량은 대체로 일치하나 소프트웨어 중 다량의 구버전이 포함돼 있었다. 나머지 5개 부처는 전사 사용계약을 맺었으나 실제 계약수량이 얼마인지 확인이 안 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우 보유한 PC 수는 1350대인데 업무에 필수적인 한글 프로그램은 500개만 보유하고 있었고, 오피스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계약 자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적으로 한글이나 오피스 프로그램 없이 근무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볼 때 불법복제를 해 사용하거나 소프트웨어 자산관리를 잘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래창조과학부의 경우에도 보유 PC 수는 1594대인데 한글과 오피스 프로그램은 각각 800개씩만 보유하고 있고 백신과 압축프로그램은 구매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경우 보유 PC 수량이 5190대이나 모든 제품의 SW 보유 수량이 부족했다. 한글프로그램의 경우 지금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 97버전이 841개이고 업그레이드 버전 등이 섞여서 관리되고 있어 실제로 다른 버전을 사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부처에서는 어떤 버전으로 관리해야 하는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부 조사와 의원실 조사가 이렇게 차이 나는 이유는 정부의 조사 방식이 상용SW 사용현황 점검 도구인 인스펙터(Inspector)를 이용해 해당기관에서 자체 점검을 하고, 이 중 표본 추출한 131개 기관만 저작권특별사법경찰이 방문해 샘플 검사로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담당자들의 저작권 의식, 책임회피, 자료누락 등으로 인한 조사의 신뢰성이 의심되는 부분이다.
이상일 의원은 "우리나라에서 소프트웨어는 공짜라는 인식이 아직까지 남아있어 소프트웨어 산업이 성장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솔선수범해야 할 정부 및 공공기관이 소프트웨어 구매 예산에 인색해 계약 시 가격을 후려치고, 부족한 소프트웨어에 대한 불법복제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의 첫걸음은 공공시장에서 소프트웨어 조달 관행을 바로잡아 소프트웨어 제값 주기에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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