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음악'의 원조는 비뮤티(인터뷰)
[아시아경제 스포츠투데이 이지원 기자] 지난해 그룹 버스커버스커가 데뷔 타이틀곡 '벚꽃엔딩'으로 그야말로 '버스커 열풍'을 일으켰다. 기계음과 빠른 비트에 지친 대중에게 편안하고 쉬운 곡으로 다가갔던 버스커버스커의 전략이 '힐링'을 외치던 사회적 분위기를 그대로 관통했던 것이다.
비뮤티는 '힐링'이라는 말이 성행하기도 전, 휴식을 주는 음악을 위해 고심해왔다. 지난 2010년 발매된 그의 1집 앨범 '레스트(Rest)'는 비뮤티가 사람들에게 휴식을 주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다.
"7~8년 전에 처음으로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때는 '힐링'이라는 단어 자체도 없었죠. 꽤 오래전부터 가요계는 상대를 원망하고 공격하는 자극적인 가사와 빠른 음악들이 사랑을 받아 오고 있어요. 이런 음악이 있으면 또 눈과 귀에 휴식을 줄 수 있는 편한 노래로 음악 장르들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3년 동안 준비해서 '레스트'를 발매한 것이고요."
"힐링음악이라고 하면 보통 명상음악이라고 인식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저는 '명상음악이 힐링이 된다'는 생각에 조금 다른 입장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명상음악을 들으면 오히려 힘이 빠지고 기분이 처진다고들 하세요. 고요하고 조용한 음악이라고 해서 힐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 주는 거죠. 힐링음악으로 칭하는 곡들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사라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어려움을 이겨내자, 힘을 내자' 이런 정석적인 가사는 별로 도움이 안돼요. 기술적으로 서정적인 가사가 더욱 도움이 된다는 생각입니다."
이 앨범은 클래식 곡들의 원곡 멜로디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분위기로 대중적이고 편안하게 풀어냈다.
'디어 파더(Dear father)'의 경우에는 푸치니의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O Mio Babbino Caro)'를 비뮤티 자신이 직접 새로운 영어가사를 붙여 재해석해 불렀다.
그는 아버지에게 따뜻한 가정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는 내용의 가사를 붙여 포근한 아들의 음색으로 재탄생 시켰다. 이는 4번 트랙인 에릭 사티의 '난 당신을 원해요(Je te veux)'에 영어가사를 직접 붙인 '나의 신부가 되어 주세요(Be my bride)'와 함께 현존하는 유일한 영어버전이라는 점에도 큰 의미가 있다.
이 밖에도 쇼팽의 녹턴에 밤이 가져다주는 편안한 안식의 느낌을 담아 직접 영어 가사를 붙인 '레스트(Rest)' 또한 귀에 익은 멜로디에 마치 한편의 시를 더한 듯 하다. 또한 알랭 들롱의 내레이션과 달리다(Dalida)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유명한 샹송 '빠롤(Parole)'은 한 남자가 보컬과 내레이션을 모두 담당하는 내용으로 탁월하게 편곡됐다.
비뮤티의 '레스트'는 클래식과 팝을 제대로 재해석하기 위해 최고의 뮤지션들이 앨범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오케스트라 연주는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맡았으며 엘튼 존, 플라시도 도밍고, 마이클 잭슨, 포 플레이 등의 음반의 엔지니어 돈 머레이(Don Murray)가 전 곡을 믹싱 했다. 또한 스티비 원더, 바바라 스트라이잰드 등의 아티스트들과 작업해 온 미국 최고의 팝, 재즈 피아니스트인 마이크 랭(Mike Lang)이 피아노 연주를 맡았다.
장르의 적절한 배치, 최고의 연주자 참여와 같은 이유 외에 클래식과 팝의 만남이 자연스러운 것에는 그의 특별한 음색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비뮤티의 음색은 유사 장르에 있던 기존 음색에 대한 편견을 깬다.
이 앨범은 클래식 곡들의 원곡 멜로디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분위기로 대중적이고 편안하게 풀어냈다.
이후 그는 7월 31일 '마인드 힐링팝'을 발매했다. 기존의 명상음악과는 달리 친근한 곡들이 더 힐링에 효과가 있다는 그의 생각이 잘 반영돼 있다. '레스트'의 영어, 한국어 버전과 '볼라레(Volare)', '바다드림'으로 앨범을 구성했다. 반주트랙도 함께 앨범에 수록한 것이 눈길을 끈다.
"요즘 앨범을 보면 반주 자체의 작품성과 퀄리티의 중요성을 무시하고 단기용 액세서리같이 다뤄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아쉬움 때문에 반주 트랙을 별도로 담았죠. 이 앨범의 반주 트랙들만을 듣고도 마음이 힐링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심오한 명상음악에도 치유되지 않던 마음이 비틀즈의 '굿 나이트(Good Night)' 한 곡에 의해서 또는 옛날 디즈니 애니메이션 음악에 의해서도 치유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믿는다면, 내가 새로 이름 지은 '마인드 힐링 팝'의 의미와 바람은 쉽게 이해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음악을 통해 몸과 마음이 치유되고, 나아가 세상까지 치유할 수 있다면 가장 빛나는 힐링 뮤직이 되지 않을까요?(웃음)"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