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JP모건 "신흥국 채권 투자 손실 더 커질 것" 경고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월가 대형 금융기관들이 미국 출구전략 시행에 따른 신흥국 채권 시장의 손실 확대를 경고했다. 투자자 자금 이탈로 채권 가격이 급락하고 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이 당분간 계속 진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자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제프리 로젠버그 채권 담당 수석 투자전략가는 "신흥국 시장의 자금이탈이 이미 최악을 경험했다고 확답을 못 하겠다"면서 "현재 우리는 신흥국 시장에서 많은 자산 가치 변화들을 경험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을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흥국이 미국 채권 시장보다 더 리스크가 크다"면서 "투자자들에게 신흥국 시장에 투자하라는 말을 할 준비가 아직 안 돼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대형 은행인 JP모건도 신흥국 채권 시장에 방어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에릭 베인스테인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신흥국의 성장 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신흥국 채권 시장의 변동성은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우리는 신흥국 채권 시장에 대해 방어적인 입장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스티븐 안트작 씨티그룹 전략가는 "신흥국 채권보다는 선진국 채권에 투자하는 쪽이 훨씬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 전문업체 얼라이언스번스테인은 신흥국 가운데 인도를 가장 손실이 우려되는 지역으로 꼽았다. 헤이덴 브리스코 얼라이언스번스테인 애널리스트는 "인도가 가장 기피하고 있는 지역이며 이러한 상황이 12개월째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가 집계하는 채권지수는 4월 말 이후 미국 채권시장이 5.1% 손실을 보는 데 그쳤지만 신흥국은 낙폭이 7.9%나 됐음을 드러냈다. 신흥국 달러화 표시 회사채는 지난해 말까지 4년 연속 연평균 15.3%의 이득을 안겨줬지만 올해는 6.8%의 손실을 남겼다.
펀드시장 조사업체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 최근 자료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신흥국 채권 펀드 시장에서 4월 말 이후 현재까지 총 221억달러를 회수했다. 미 채권 시장에서 빠져나간 돈 46억달러 보다 5배나 많은 규모다. 지난해 신흥국 채권 펀드 시장에 588억달러를 쏟아부었던 것에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에 따라 신흥국 채권 수익률이 급등(채권가격은 하락)하면서 현재 신흥국ㆍ미국 채권 시장의 수익률 차이는 2008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인 1.4%포인트까지 벌어 졌다. 이것은 신흥국 채권 시장에서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동안 낮은 채권 수익률로 인해 자산 가치 상승을 경험했던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의 타격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 5월 양적완화 축소 방침을 처음 내비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고 최근 더 속도가 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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