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한 고위관계자의 말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2014년 예산 심의 과정에서 '공약 수정은 없다'는 전제에서 시작하다 보니 '힘들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각 부처에서 아직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도 많아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2014년 예산안을 두고 마땅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공약가계부 이행을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한다. 당장 돈이 들어가야 할 공약은 수두룩하게 널려 있는데 ▲지하경제 양성화 ▲금융소득 과세 ▲비과세ㆍ감면 축소 등으로는 재원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이들 재원마련 대책들은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정밀한 작업이 있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언제, 어떻게, 얼마만큼의 돈이 마련될 것인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공약가계부는 구체적인데 이를 실천할 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으니 예산실의 밤은 고뇌에 차 있다. 새벽이 오는 것이 두려울 지경이다. 매일 밤 '고민과 고민'을 이어가지만 예산실 관계자과 각 부처 담당자들은 책상에 앉아 한 숨만 내 쉬고 있는 모습이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녘에 날아오른다'는 말이 있다. 기재부 예산실의 이어지는 깊은 밤들이 '미네르바의 부엉이'를 새벽에 날아오르게 할 수 있을지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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