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이 환율에 관심을 갖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환율은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만의 문제로 볼 수 없다. 환율 변동은 국가경제의 명운을 좌우하며 기업과 개인의 경제적 성패를 가를 정도로 중요한 사항이다. 단적인 예로 1997년 외환 위기를 꼽을 수 있다. 올초 우리 경제의 최대 이슈는 일본의 '양적 완화'와 '엔저'였던 것도 환율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엔저로 우리 수출기업이 타격을 입고,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산업의 주가는 30%나 폭락했다. 반면 지난 1분기 일본의 경쟁 성장률은 3.5%로 급상승, 10년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970∼80년대 일본과 미국과의 경제전쟁에서도 환율은 큰 변수였다. 1인당 국민소득이 미국을 훌쩍 넘어서는 등 호황을 누리면서 미국경제의 상징인 '록펠러 빌딩'과 '콜롬비아 영화사'에다 서양의 각종 예술품을 닥치는대로 사들일 만큼 막강했던 일본의 상승세가 크게 꺾였던 데는 85년 플라자 합의가 크게 작용했다. 일본은 환율 쇼크에도 불구하고 '꿋꿋이'이 버티며 몇년간 호황을 누렸지만 결국 그 파고에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90년대 이후 일본의 장기 불황에는 플라자 합의에 의한 엔화 가치의 대폭 절상이 큰 원인이 됐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올초 엔저 상황 때 적잖은 이들이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환율을 끌어올려 국내 경기를 살리고 기업의 수출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그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인위적인 시장개입을 통해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 결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여러가지로 악영향을 미친다. 또 환율정책은 단순히 환율변동에 대한 대응만이 아닌 복잡하고 정밀한 작업이다. 그래서 모든 나라들은 매일같이 환율과 힘겨운 씨름을 벌인다. 역사적으로도 환율전쟁에서 승리한 나라가 부흥하고, 실패한 나라는 망하는 경우도 많았다.
일반인이라도 환율문제를 간과할 경우 각종 주식 투자나 재테크 등에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신환율전쟁'은 어려운 경제 용어조차 이해하기 쉽게 쓰여져 읽기에 부담이 없다. 휴가목록에 추가해도 좋을 듯 싶다. 특히 일본의 엔저가 여전한 상황에서 우리 환율 정책이 나아가야할 방향은 물론 일반인들이 알고 싶어하는 환율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新 환율전쟁'/최용식 지음/새빛북스 출간/값 1만5000원>
이규성 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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