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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제 일자리, 단기확대 시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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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시간제 일자리를 단기간에 무리해서 확대할 경우 저임금의 질 낮은 일자리만 늘거나 비자발적 시간제 비중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럽 양성평등전문가 네트워크(ENEGE)' 선임코디네이터인 프란체스카 베티오 이탈리아 시에나대 교수는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KDI-KLI-OECD 공동 국제컨퍼런스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전략'에 참석해 이렇게 밝혔다.
베티오 교수는 "시간제 고용이 단기간에 크게 확대된 국가에서는 일자리의 질과 재정부담 면에서 부작용이 발견됐다"며 독일과 이탈리아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유럽에서 시간제 일자리가 가장 많이 증가한 국가로 독일과 이탈리아를 꼽았다. 특히 독일은 여성고용률이 68%에 달해 54% 수준인 우리나라와 격차를 보이고 있다. 시간제 근로 비중은 네덜란드를 제외하고 유럽에서 가장 높다.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러한 고용형태는 2004년 하르쯔개혁 이후 미니잡(mini-job)이 활성화되면서 가능해졌다. 독일에서는 시간제 근로의 절반 이상이 미니잡이다. 미니잡은 주 15시간 일하면서 400유로 이하를 받는 근로자를 뜻한다. 저임금이지만 사회보험료를 크게 감면하고 미니잡의 기준이 2004년 360유로에서 400유로로 상향조정되면서 그 수가 크게 늘었다. 베티오 교수는 "이 사이 150만명으로 늘었다"고 덧붙였다.
400유로 이상을 버는 시간제 근로자에게도 세금을 물리지 않는 등 혜택을 줬다. 병가, 휴가 등 정규직 직원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은 그대로 유지했다. 베티오 교수는 "시간제 근로는 근로자와 고용주 모두에 매력적"이라며 "고용주 입장에서는 수요가 피크를 이루는 경우에는 일정 조정을 통해 근로시간을 늘리는 등 고용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고, 저렴한 비용으로 인력을 사용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작용도 있었다. 우선 시간제 일자리는 소수직업에 집중돼있다. 대부분 저숙련 노동인 경우가 많다. 베티오 교수는 "저임금이 많기 때문에 남녀 임금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며 "연금 역시 격차가 48% 수준으로 격차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시간제 일자리가 전일제 일자리로 넘어가는데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베티오 교수는 "미니잡이 일을 하지 않는 여성을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들을 전일제 일자리로 옮겨가는 가교역할을 하는지는 의심스럽다"며 "오히려 주로 전일제 일자리에 속해있는 남성과 주로 미니잡을 채택하는 기혼여성 간 격차만 벌어지게 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노동시장개혁으로 시간제 근로에 대한 규제가 크게 완화되면서 시간제 일자리 단기간에 크게 늘었지만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의 비율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베티오 교수는 "자발적인 시간제 근로가 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시간제 근로를 도입할 때는 시간제 근로 뿐 아니라 재정적인 부분까지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간제 근로자들이 원한다면 전일제 일자리로 전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뿐 아니라 전일제 근로자가 양육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일을 그만두는 일이 없도록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김혜민 기자 hme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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