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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시간 동안 회의만 10번...'남남북녀' 회담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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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애애함 속 기싸움 팽팽

▲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왼쪽)과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이 9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 회담장에서 실무접촉 수석대표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왼쪽)과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이 9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 회담장에서 실무접촉 수석대표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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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당국회담 개최에 합의하기까지 남북 실무접촉 대표단은 판문점 우리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17시간여 동안 10차례의 회의를 벌였다.

9일 오전 10시13분부터 47분 간 진행된 첫 회의 때까지만 해도 남북 양측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오전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브리핑에서 "12일에 서울에서 장관급회담을 한다는 것이 서로 간에 합의된 전제이며 공통 인식"이라며 "오랜만에, 새롭게 당국 간 회담이 개최된 만큼 남북 양측 모두 실질적인 회담을 위해서 상호 협력해 나가자는 분위기에서 별다른 논쟁 없이 차분하게 실무접촉에 걸맞은 협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12일 서울 장관급회담 개최'를 위한 각론에서 합의가 이뤄지면 양측은 합의문도 작성할 계획이라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양측 대표단은 평화의 집 내부 식당에서 따로 앉아 점심식사를 한 뒤 오후회의를 준비했다. 합의문 도출이 수월하게 이뤄질 것 같았지만 오후 들어 양측의 의견 차이가 표면화하기 시작했다. 장관급회담 수석대표의 급·의제 등이 주요 쟁점이었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수석대표회의는 다음날 새벽 2시35분까지 무려 8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회의 시간은 짧게는 10분, 길게는 1시간 정도였다. 양측 수석대표인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과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은 회의가 끝날 때마다 상대방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합의문을 각각 서울과 평양으로 보내 지시를 받고, 이를 바탕으로 수정한 합의문을 협상 테이블로 들고 와 다시 협의를 이어갔다.
3차 수석대표회의가 끝난 후 통일부 당국자는 "2∼3차례 추가 접촉을 하면 합의문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후에도 6번의 회의가 더 있었다.

실무접촉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남북 모두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만 당국 간에 불신의 골이 깊다는 것도 증명했다"며 "앞으로 당국회담이 잘 진행될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남북 간에 다뤄야 할 현안이 광범위한 데 비해서는 비교적 이른 시간 안에 합의에 이른 것 같다"며 "서로 부딪치는 부분들은 당국회담에서 풀어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실무접촉에서는 대남 업무에 잔뼈가 굵은 김성혜 부장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천해성 실장과의 상견례에서, 천 실장이 "오랜만에 하는 회담이고 날씨가 좋다. 더운 날씨에 오시느라 고생이 많았다"며 인사를 건네자 "몇 년 만에 진행되는 회담으로, 더운 날씨든 추운 날씨든 날씨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화답했다. 남북대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는 이후 마라톤 회의에서도 북측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며 우리측과 길고 긴 입씨름을 이어갔다.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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